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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이치씨, 유증 참패…유진證 173억원 규모 실권주 떠안아


최종경쟁률 62.4%…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경쟁률 0.08대 1에 그쳐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진단키트 전문업체 피에이치씨(전 필로시스헬스케어)가 자체 공장 설립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인해 청약 미달이 발생했다.

이에 실권주가 대거 발생, 인수금융을 맡은 유진투자증권이 총 173억원 규모의 실권주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피에이치씨가 500억원대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최종청약률 65.4%로 실권주가 대거 발생했다. 실권주는 주관사 유진투자증권이 전량 인수할 예정이다. 사진은 피에이치씨 CI. [사진=피에이치씨]

◆ 최대주주 엠컨설팅 50% 참여…유상증자 최종 청약률 65.4%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피에이치씨는 지난 달 27~28일 이틀 동안 진행한 주주배정 후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 청약에서 모집물량(1천428만7천228주)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13만9천400주만 매수주문이 들어오며 청약경쟁률 0.08대 1을 기록했다.

앞서 구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한 청약에서도 전체 모집물량(3천800만주)의 62.40%에 해당하는 2천371만2천772주의 청약이 들어왔다. 구주주 청약 미달로 발생한 실권주에 대한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약도 대거 미달되며 피에이치씨 유상증자 최종경쟁률은 65.40%에 그쳤다.

최대주주인 엠컨설팅(지분율 12.29%)이 유상증자 참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다른 구주주와 일반투자자들의 참여를 주저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음에도 엠컨설팅은 신주 배정 가능 물량의 50%에 대해서만 청약하기로 했다. 유상증자 후 엠컨설팅의 지분율은 10.14%로 떨어진다.

현재 엠컨설팅을 제외하고 5% 이상 주주는 없는 상황이어서 당장 경영권 변동 위험은 낮다. 그러나 엠컨설팅이 이번 유상증자 자금 마련을 위해 상상인저축은행과 참저축은행으로부터 68억5천만원을 차입하며 피에이치씨 주식을 담보로 맡겼다. 엠컨설팅 보유주식(974만7천760주)의 66.75%에 달하는 규모다.

향후 피에이치씨의 주가가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해 반대매매로 지분이 처분된다면 경영권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발행주식총수(8천80만7천375주)의 47.03%에 달하는 신주가 발행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물량은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아 신주 상장시 대규모 물량이 일시에 출회될 경우 주가 희석 우려가 크다.

피에이치씨는 당초 주당 1천475원에 총 3천8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해 56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유상증자 계획 발표 이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2차례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유상증자 일정이 5차례나 변경됐다.

최종 발행가액은 주당 1천320원으로 조정되며 총 공모금액도 501억6천만원으로 줄었다. 피에이치씨는 이중 발행제비용(약 10억원)을 제외하고 공장신설 등 시설자금으로 410억원,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82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 실권주 전량 유진투자증권이 인수…피에이치씨 "공장 증설로 자체 생산라인 구축"

유상증자 청약 미달 사태에도 피에이치씨는 예정된 자금 대부분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주관한 유진투자증권이 실권주 전량을 인수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피에이치씨의 최종 실권주는 총 1천314만7천828주로, 총 17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인수계약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실권주 인수금액의 15%를 수수료로 받게 돼 실제 인수금액은 13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인수인 의견을 통해 "피에이치씨는 상반기 코로나19 검체채취키트(126억원)와 진단키트(38억원) 유통으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크게 증가했고, 적자폭도 줄였다"며 "현재 매출액으로 시현되지 않은 수주 잔고를 고려했을 때 꾸준한 매출액 추이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무적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피에이치씨의 부채비율은 8.80%, 유동비율은 738.14%다. 장·단기차입금도 없어 유상증자 후 부채비율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단키트로 쏠린 매출 비중은 부담이다. 지난해 이후 바이오사업 부문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코로나19 검체채취키트와 진단키트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피에이치씨의 매출 비중을 보면 검체채취키트(56.63%)와 진단키트(16.97%)가 전체의 73.6%를 차지한다. 추후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키트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며 매출이 급감할 우려가 있다.

피에이치씨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을 자체 공장 신설에 쓸 계획이다. 피에이치씨는 코로나19 검체채취·진단키트와 혈당측정기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자체 생산 능력이 없어 특수관계인인 '필로시스'에서 매입해 판매하고 있다.

피에이치씨는 "추후 코로나19 진단키트, 검체채취키트의 수주 물량이 증가했을 때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러한 요소를 해결하고자 공모 자금을 사용해 독자적인 생산공장을 신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피에이치씨는 지난 5월 96억원에 강원도 원주에 공장 신설을 위한 토지를 매입했다. 이곳에 하루 4만개 규모의 생산능력(CAPAX)을 갖춘 진단키트 생산라인과 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단키트의 경우 약 20%의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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