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신세계그룹이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설립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올 들어 잇따라 성사시킨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을 마련하고 부채 비율 관리를 통해 재무부담 비중을 덜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이지스자산운용과 리츠AMC(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자본을 출자해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신세계 스타필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 및 개발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받는 투자를 말한다. 신세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지난해부터 자산 효율화를 위한 리츠 설립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지스자산운용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은 올 상반기부터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리츠AMC 설립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진행 중인 사항이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일축했다.
업계는 올해 들어 신세계그룹이 굵직한 M&A를 잇따라 성사시킨데 따른 재무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SSG랜더스, W컨셉, 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신규 투자에 들인 금액만 4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리츠 설립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이마트가 보유한 유형자산 및 부동산 규모는 약 8조원에 이른다. 대부분이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점포를 비롯해 스타필드, 조선호텔 등 영업용으로 활용하는 부동산이다. 지난 10여년간 신세계그룹의 자산 재평가가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실제 유동화를 진행할 경우엔 장부가보다 훨씬 더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며 대기업의 자산 유동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신세계의 리츠 설립에 힘을 싣는다. 실제 SK그룹 본사 사옥과 전국의 SK에너지 주유소를 주요 자산으로 보유한 SK리츠는 지난달 말 진행한 일반 공모 청약을 통해 19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90% 미만이던 이마트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13%로 높아진 상황이다. 신용 등급 하향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선 부채비율 관리가 필수적인 만큼 신세계그룹은 리츠를 통한 자산 유동화로 이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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