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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추석 풍경…'전통주에 갈비' 대신 '와인에 스테이크'로 변화


홈추족 늘며 선물세트 변화…유통가 "마치 휴가철 앞둔 것 같다"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서울 옥수동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직장인 전모(36세)씨는 지난 10일 추석 선물세트로 스테이크를 구매했다. 예년 같으면 경북 울산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찾아뵙기 위해 과일 세트 등을 구매했을테지만 올해는 집에서 연휴를 보내기로 해서다. 전씨는 "친척들과 모여 명절음식을 먹는 대신 가족들과 조촐히 보내기 위해 주문했다"고 말했다.

홈추족이 증가하며 추석 선물세트로 와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와인 매출 비중이 굴비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사진=신세계]
홈추족이 증가하며 추석 선물세트로 와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와인 매출 비중이 굴비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사진=신세계]

유통가의 명절 풍경이 바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는 이른바 '홈추족'이 늘면서다. '나' 또는 '나를 포함한 3~4인 가족'을 위해 선물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자 전통적인 선물세트 대신 스테이크와 와인 등이 전면에 등장했다. 여기에 1인 가구 증가로 '혼추족'이 늘며 '취미생활용품' 또는 '게임' 등을 구매하는 수요도 증가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 선물세트로 샤인머스켓·멜론 등 제철 과일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유명 맛집 세트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이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추이를 살펴본 결과 와인(51.5%), 스테이크(20.0%), 애플망고·샤인머스켓(27.0%)과 같은 이색적인 선물세트 매출이 크게 올랐다. 굴비(9.7%), 축산 전체(6.6%), 청과 전체(4.7%) 등 전통적인 선물세트 실적을 크게 뛰어넘었다.

추석 때 선물세트를 들고 고향을 방문하는 대신 집에 머무르며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와인은 홈추 트렌드의 필수 아이템이 됐다. 와인의 경우 지난해 전체 선물세트 매출 중 11.3%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굴비(6.2%) 매출 비중을 뛰어넘었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 담당은 "집에서 명절을 보내고자 하는 고객들의 수요로 스테이크, 와인, 애플망고 등 이색 품목이 굴비와 한우 불고기 등의 매출을 뛰어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백화점에서 사람들이 축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 한 백화점에서 사람들이 축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이색 상품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9일부터 돌입한 본판매를 통해 홈추족과 혼추족을 위한 선물세트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는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7월 29일~9월 5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실제 가족끼리 즐기기 좋은 견과류와 육포 선물세트 매출은 사전 예약 기간 동안 각각 전년 대비 138.3%, 6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류세트도 138.4% 신장했다.

오직 나만을 위해 선물을 구매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연휴 기간 취미생활을 즐길만한 제품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비즈공예(149%)와 한지공예(261%) 등 공예품 판매량 매출이 급증했다. 게임 관련 제품을 찾는 사람들도 늘며 이마트의 경우 이달 1~6일 게이밍 마우스, 플레이스테이션 타이틀 매출이 각각 26.6%, 7.5% 증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명절을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휴가철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토마호크·티본과 같은 스테이크류, 주류, 취미생활 용품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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