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그동안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을 출시하던 애플이 폼팩터 혁신을 시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새로운 폼팩터를 내세워 주도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애플 특허 분석 사이트 '패턴틀리 애플'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 특허청에 롤러블 기술 관련 특허 14종을 출원했다.
특허 기술은 좌·우에 고정된 원형 롤러를 중심으로 디스플레이가 펼쳐지는 방식이다. 원형 롤러는 디스플레이의 주름을 방지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3월에도 이번 특허와 유사한 롤러블 관련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상용화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애플이 롤러블폰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폴더블폰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폴더블폰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오는 2023년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잇따라 폴더블폰을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해 다소 뒤처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나 폴더블폰의 경우 주도권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가 87%의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에도 삼성전자는 주도권을 쉽게 뺏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는 2023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현재보다 점유율이 떨어지긴 하나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롤러블폰의 경우 선발주자로서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당초 LG전자가 롤러블폰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세계 최초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난 7월 말 모바일 사업을 철수함에 따라 롤러블폰 출시도 무산됐다.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지만, 폼팩터 혁신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조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이폰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근 아이폰 이용자들의 이탈이 활발히 이뤄지는 분위기다. '바' 형태에 싫증을 느낀 고객들이 감각적인 디자인과 새로운 형태에 매력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T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폴더블폰 폼팩터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문가들은 갤럭시Z플립3의 저렴한 가격이 애플의 젊은 고객을 유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휴대폰을 접을 수 있는 디자인은 특히 콘텐츠 제작자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지속 출시하면서 완성도가 높아짐에 따라 수요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 역시 차세대 폼팩터를 내세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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