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정보통신기술(ICT) 법안 중 73%가 규제 관련 발의였다는 지적이 일었다. 법안 전반의 시스템 개선뿐만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7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은 '여의도에서 생각하는 디지털의 미래'를 주제로 굿인터넷클럽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보좌관과 비서관들이 생각하는 디지털 산업의 당면 과제 및 법안, 정책 방향의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윤혜정 교수(이화여대)가 진행을 맡았고 패널로는 박지현 비서관(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혜인 비서관(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 진성오 보좌관(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영식 의원실) 등이 참석했다.
◆"입법 때 이슈에 몰입하고 개입하지 말아야"
우선 참석자들은 디지털 산업 경제 발전을 위해선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 최소한의 규제 기조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
진성오 보좌관은 "어떻게 산업이 흘러가는지,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한 걸음 물러설 필요가 있다"라며 "이슈에 몰입하고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도 우선주의에서 탈피해, 최대한 개입하지 말고 시장 플레이어들에게 맡겨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혜인 비서관 역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라며 "이게 정말 필요한 법인지, 정책인지 생각해봤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발의되고 있는 ICT 법안이 대부분 규제 법안이라는 지적에 기인했다. 실제 학계에서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주요 ICT 법안 중 73%가 규제법안이며, 이중 의원발의 법안이 92%를 차지해 의원들의 입법활동이 규제에 치우쳐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다만 이혜인 비서관은 "20대 국회가 4년 동안 발의한 법안 건수는 2만4천건이라며, 법안이 많으면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이 없다"라며 "법안 전반의 프로세스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규제가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이도경 보좌관은 "진흥법보다 규제안을 만드는 것이 더 쉽다"라며 "의원 간 법안 발의 경쟁 때문에 쉬운 규제법이 쏟아지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산업 흐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필요"
또한 참석자들은 산업과 법안의 간극이 메꿔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발전하는 산업 속도를 법안이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다.
이도경 보좌관은 "블록체인의 경우도 게임과 굉장히 밀접하지만, 국내법상 환급성을 띤 아이템은 등급분류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국내에선 서비스가 안 된다"라며 "등급을 내주지 않으려면 정확한 가이드라인과 규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조차도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책 입법 영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라며 "신산업에 대해 국회가 바로 대응해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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