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화가(家)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우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의 우주 사업은 향후 김 사장의 경영승계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위성 시스템 개발·수출 기업인 쎄트렉아이가 세계 최고 해상도의 상용 지구 관측 위성 '스페이스아이-티(SpaceEye-T)'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성은 30㎝급 초고해상도와 12㎞ 관측폭을 갖췄고 무게는 약 700㎏인 고성능 지구 관측 위성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쎄트렉아이에 지분 투자를 한 이후 추진하는 첫번째 전략 우주 사업이다. 김 사장은 지난 2월 쎄트렉아이 등기임원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앞서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OneWeb)에 3억달러(약 3천450억원)를 투자하고, 이 회사의 이사회에도 합류했다.
원웹의 주력 사업은 저궤도에 수많은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이다. 원웹은 2019년 세계 최초로 우주 인터넷용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8차례 발사를 통해 지구 주변을 도는 저궤도 위성 254기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9일에도 위성 34기를 추가로 쏘아 올리고, 내년엔 위성 648기로 우주 인터넷망을 완성해 글로벌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다.
우주 관련 사업은 김 사장이 한화그룹 차원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분야다. 정부 주도의 우주 탐사(올드 스페이스)가 민간 주도의 우주 사업(뉴 스페이스)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모건스탠리는 우주 인터넷 시장 규모가 20년 안에 최대 5천820억달러(약 6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그간 우주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공언해왔다. 이를 통해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해외 선도 업체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이다. 쎄트렉아이와 원웹에 대한 투자도 이에 대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 컨트롤타워인 '스페이스허브'의 역할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3월 출범한 스페이스허브는 김동관 사장이 직접 팀장을 맡고 있고,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쎄트렉아이가 참여한 조직이다.
한화그룹의 우주 사업이 성공적으로 전개된다면 김 사장의 승계과정에서 막대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를 지급받았는데 2031년 1월부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올라갈수록 김 사장이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에 이어 한화그룹의 우주사업을 주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RSU 지급도 예상되고 있다. 김 사장의 우주 사업 성과가 향후 경영승계과정에서 실탄을 마련하는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한편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와 에이치솔루션의 합병을 결정하며 지배구조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김동관 사장(50%)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25%),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25%) 등 삼형제는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2017년 한화S&C를 물적 분할해 만들어진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주식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19%와 한화종합화학 지분 51.7%, 한화시스템 지분 13.41%를 보유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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