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예상보다 잘 버텼다. 선수단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자가 다수 나온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는 1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2021 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에 100%전력을 가동할 수 없지만 참가를 결정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열린 A조 조별리그에서 OK끔융그룹을 상대로 첫 경기를 가졌다. 경기 결과는 OK금융그룹이 삼성화재에 세트스 코어 3-0(25-20 25-22 25-17)으로 이겼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구단 사무국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고민을 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내용 면에서 상대에 크게 밀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삼성화재는 매 세트 초중반까지는 OK금융그룹과 대등한 경기를 치렀다. 2세트 후반 연속 실점하지 않았다면 한 세트를 만회할 수 도 있었다. 삼성화재는 이날 정수용이 팀내 최다인 13점, 김인혁이 9점을 각각 올렸다.
고 감독은 OK금융그룹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며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자리가 됐다. 훈련이 부족할 경우 리시브에서 더 많이 흔들린다. 특히나 감각적인 부분이 중요하다. 김영래 코치와도 이렇게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약 3주 동안 훈련 자체를 진행하지 못했다. 한편 오프시즌 동안 트레이드를 통해 대한항공에서 삼성화재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황승빈(세터)은 이날 경기를 통해 이적 후 첫 공식 경기를 치렀다.
고 감독은 "황승빈은 괜찮게 플레이를 했다"며 "기존 선수들과 맞출 시간이 모자랐지만 속공과 뒤쪽으로 보내는 패스(백토스)는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적생인 정수용에 대해서도 "공격 스킬을 우리 팀이 추구하는 쪽으로 좀 더 맞춰준다면 정규리그에서 러셀(미국)의 백업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꼬 덧붙였다.
고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이 공격을 한 두 번한 뒤에 정말 힘들어한다는 게 눈에 보인다"면서 "이번 컵대회는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러셀처럼 레오(쿠바)도 뛰지 않는(남녀부 외국인선수는 올해 컵대회에서는 모두 출전하지 않는다) OK금융그룹은 이날 선발과 백업 멤버를 두루 기용했다.
전병선과 최홍석이 각각 9점씩, 김웅비와 박창성은 6점씩을 각각 올렸다. 두자리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없지만 공격이 골고루 이뤄졌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도 선수 시절 친정팀 삼성화재가 이번 대회에 처한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승부와 경기 결과를 떠나 같은 배구인 그리고 후배이자 같은 지도자로 V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고 감독을 봐서 더 그렇다.
석 감독은 "상대 선수들의 몸 상태가 예상보다 더 안되있더라"면서 "첫 경기에 삼성화재를 만났다는 건 우리팀에게 운이 좀 더 따른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 승을 올렸지만 석 감독은 선수들에게 쓴소리는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 선수들의 몸 상태는 좋았다. 하지만 보완해야할 부분은 드러났다"면서 "특히 2단 연결도 그렇고 무엇보다 점수를 좀 더 쉽게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너무 쉽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오는 16일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도 같은날 한국전력을 상대로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의정부=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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