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아닌 폴더블폰을 내세웠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1' 행사를 온라인으로 열고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내구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모두 폴더블폰 최초로 IPX8 등급을 지원하며, 외부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아머 알루미늄'과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 강화 유리가 적용됐다. 아울러 새로운 보호필름을 적용해 메인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전작 대비 80%가량 향상했다.
갤럭시Z폴드3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폴더블폰에 UDC 기술이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DC는 디스플레이 밑에 전면 카메라를 배치하는 기술을 말한다. 상단이 움푹 파이는 '노치'나 화면에 카메라 구멍을 뚫는 '펀치 홀'과 달리 100% 풀스크린을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다.
갤럭시Z플립3의 가장 큰 변화는 커버 디스플레이다. 커버 디스플레이가 전작보다 4배 커져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알림이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졌다.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삼성 페이'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수요를 이끌기 위해 가격을 대폭 낮췄다. 갤럭시Z폴드3 256GB 모델은 199만8천700원, 512GB 모델은 209만7천700원이다. 갤럭시Z플립3는 256GB 모델로만 출시되며, 가격은 125만4천원이다. 전작과 비교해 40만원가량 저렴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폰 성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는 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무엇보다 폴더블폰 대세화를 위해 판매량을 확대하겠다"며 "판매량을 크게 확대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키우고, 제품 설계 최적화로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6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7.1%로 처음으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5.7%로 2위로 밀려났다.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18%)와 샤오미(16%)의 점유율 격차는 2%포인트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폴더블폰'이라는 승부수를 건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에, 중저가폰 시장에서는 샤오미에게 밀린 만큼 차별화된 폼팩터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에서다.
'폴더블폰 대중화' 전략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나는 상황에 새로운 폼팩터는 교체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평균 교체 주기는 전년보다 3개월 늘어난 3년 7개월로 집계됐다. 2010년 초반만 해도 약 2년마다 스마트폰을 교체했지만,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교체 주기도 꾸준히 늘고 있다.
폴더블폰 시장의 경우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이 900만 대로 지난해보다 3배가량 늘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3천만 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폰 시장에서 88%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2023년에는 경쟁사들의 진입으로 인해 점유율이 소폭 줄겠지만, 75%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폴더블폰의 가격이 낮춰질 경우 시장 확대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가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면 삼성 폴더블폰은 플래그십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며 "플립 모델이 갤럭시S 울트라와 비슷한 가격에 책정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실제 갤럭시Z플립3의 가격은 갤럭시S21 울트라보다 낮춰진 상황이다.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21 울트라 가격은 145만2천원으로, 갤럭시Z플립3(125만4천원)가 19만8천원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폴더블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만큼 미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시장 초반 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몇 년간은 압도적 점유율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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