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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게임업계도 메타버스행 급행열차 탄다


게임사가 내놓지만 '게임' 아닐 가능성도 커…제페토 롤모델로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세계적인 화두로 대두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 게임사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회사마다 보유한 각기 다른 지식재산권(IP)과 강점으로 차별화를 예고한 가운데 시장을 선도할 업체는 어디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전 세계 이용자가 가상현실(VR) 세계에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하는 행위 등을 가리킨다. 글로벌 통계전문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은 올해 307억달러(약 34조원)에서 오는 2024년 약 2천969억달러(약 32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게임사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메타버스 '로블록스'. [사진=로블록스]
게임사들이 앞다퉈 메타버스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메타버스 '로블록스'. [사진=로블록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메타버스 진출을 선언한 게임사는 넥슨, 펄어비스, 위메이드, 한빛소프트 등이다. 크래프톤도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내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넥슨(대표 이정헌)은 간판 온라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를 앞세워 메타버스 진입을 예고했다. 이 회사가 지난 5일 공개한 '프로젝트 MOD'는 10년 넘게 서비스한 메이플스토리의 각종 2D 그래픽 에셋을 재료삼아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는 샌드박스 형태 플랫폼이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경쟁자가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보유한 2D 도트 에셋 수량은 어떤 회사와 경쟁해도 밀리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2D 도트 에셋을 조립하면 재밌는 놀이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8월말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유럽 게임전시회 게임스컴 2021에 참가를 확정한 펄어비스(대표 정경인)는 신작 '도깨비'의 구체적인 특징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도깨비는 '붉은사막', '플랜8'과 더불어 펄어비스의 핵심 차기작중 하나로 앞서 메타버스 요소가 접목된 게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조석우 펄어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앞서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도깨비는 2022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며 올해 중 공개할 것"이라며 "도깨비는 최초의 메타버스 게임으로 문화 체험, 경제적 활동 등 현실과 가상 넘나드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가장 활발히 메타버스 시장을 개척하는 게임사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미르4'를 주축으로 한 게임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실물 거래 시스템까지 구축하는 등 실행 단계에 이른 상태다. 이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의 주요 주주인 비덴트와 신규 메타버스 개발사인 메타스케일에 투자하기도 했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유라)도 PC와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오디션 라이프'를 지난 9일 첫 선보였다. 오디션 라이프는 오디션의 리소스와 커뮤니티 기능을 메타버스 생태계로 새롭게 구성한 작품으로, 내년 상반기 중 테스트(CBT)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용자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직업과 기술을 가질 수 있으며 의상, 건물, 오브젝트 등을 직접 제작하고 거래해 재화를 버는 메타버스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크래프톤(대표 김창한)도 메타버스를 내부에서 검토 중인 단계다. 다만 이 회사는 메타버스라는 용어가 애매모호하다는 이유로 내부에서는 '인터랙티브 버추얼 월드(interactive virtual world)'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장병규 의장은 지난달 열린 IPO 간담회에서 메타버스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어느정도 생각을 갖고 방향도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명쾌한 아이디어가 생기면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은 준비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주요 게임사들이 연이어 메타버스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외에 제공되는 서비스의 형태는 회사마다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게임사가 출시하지만 정작 '게임'의 형태는 아닐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 게임법상 게임 내 환전 기능을 사행화를 이유로 금지되고 있기 때문.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타버스 게임인 '로블록스'의 경우 게임머니 '로벅스'를 실제 현금으로 환전하는게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불가하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게임사도 적지 않다. 제페토는 국내 앱마켓에서 '게임'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어 게임법상 제약을 받지 않는다. 제페토에서 아바타 의상 등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제페토를 롤모델 삼아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사람이 자신의 아바타를 조정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는 게임과 비슷하다"면서도 "앞으로의 상황과 해야 할 일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게 아니라 본인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라는 점과 본인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가상세계는 종료되지 않고 지속되며 구성원의 합의나 서비스 제공자의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가상세계는 처음으로 리셋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점"이라고 언급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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