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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한숨 돌린 삼성전자…이달부터 171조 투자 재개하나


현장경영 제한 속 의사결정 속도낼 듯···첫 관심사 수십조원 美 투자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르면 이달부터 투자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9일 법무부는 정부과천청사에서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광복절 가석방 대상자 명단에 이 부회장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법무부의 결정에 따라 이 부회장은 오는 13일 석방될 예정이다. 기존 출소 예정일인 2022년 7월보다 11개월 빨리 사회로 복귀하는 셈이다.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이 열린 서울고등법원에 들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정소희 기자]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이 돌아오면서 삼성전자의 투자,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사면이 아니라 가석방인 상태로 현장경영엔 제한이 있지만 의사 결정 등에 숨통이 틀 전망이다.

이 부회장 수감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시계가 더디게 간 사이 경쟁사, 특히 반도체 업체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삼성전자를 위협해 왔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는 3년간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110조원을 투자한다며 미국, 일본은 물론 독일에 까지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재도전을 선언하며 200억 달러(약 22조8천억원)를 들여 애리조나 등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도 반도체 등에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이 2018년 미래 신사업 분야를 제시하며 세웠던 '180조 투자 계획'은 지난해 마무리 된 상황이다.

비메모리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2030'의 경우 지난 5월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투자 규모를 늘렸지만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이 우선 170억 달러(약 19조4천억원) 규모의 미국 공장 부지를 어디로 정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미국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한 후 텍사스, 애리조나, 뉴욕 등 미국 주 정부의 투자 유치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검토 중'이라며 신중한 행보를 보여 왔다.

이 부회장이 수감 중엔 수십 조원 규모의 투자 부지 결정이 어려울 수 있지만, 가석방 이후엔 결정이 빨라질 수 있다.

삼성SDI의 미국 배터리 공장 신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생산 등과 관련한 결정도 이 부회장의 복귀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A에 속도가 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9조원 규모의 하만 인수 이후 대형 M&A를 단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올초부터 M&A를 검토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부회장의 부재로 통 큰 결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서병훈 삼성전자 IR 담당 부사장은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3년 이내에 의미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전장, 5G, AI 등 분야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사 최고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이 부재하면서 삼성전자 경영진은 대형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려웠다"며 "이 부회장이 복귀함에 따라 M&A 등 투자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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