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통합 법인 SSG닷컴의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신선식품 온라인 장보기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SSG닷컴의 상장 또한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상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마켓컬리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게 됐다.
◆ SSG닷컴, 상장 준비 착수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최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상장 시점은 논의하는 단계에 있으나 내년 초 증시 입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SSG닷컴의 본격적인 상장 논의는 내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앞서 SSG닷컴이 지난 2018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 등 재무적투자자(FI)들로부터 튜자 유치를 진행하며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영업환경이 크게 개선된데다, 코스피 상장요건 등이 완화되며 상장 추진이 계획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SG닷컴은 최근 주요 증권사들과 접촉해 상장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관계자는 "출범 당시 FI들과의 계약 등에 따라서도 상장은 이뤄야하는 것"이라며 "시기는 계속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 진격의 SSG닷컴 "배송 건수 36만건으로 확대"
국내 새백배송 시장 규모는 2019년 8천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2조5천억원으로 1년새 3배 이상 커졌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이 같은 추세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SSG닷컴은 빠르게 안착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SG닷컴의 지난해 쓱배송 및 새벽배송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고, 해당 서비스를 한 번 이상 이용한 고객 수는 15% 증가했다.
현재 SSG닷컴은 용인 1곳, 김포 2곳에 위치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NE.O)'에서 하루 최대 8만여건, 전국 110여개 PP(피킹&패킹)센터에서 6만여건 등 하루 평균 14만여건의 배송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 성수점 PP센터의 당일배송(쓱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기존 오후 1시에서 오후 7시까지로 늘리며 비대면 쇼핑 활성화로 늘어난 온라인 장보기 수요에 대응하고 나섰다. 새벽배송은 지난달 12일부터 대전광역시·청주시·천안시·세종시·아산시 등 충청권 주요 도시로 확장한 상태다.
SSG닷컴은 올 연말까지 전국 PP센터 리뉴얼 일정에 맞춰 대형 PP센터를 기존 110여개에서 120여개로 늘리고, 마감 시간 또한 오는 10월까지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 20개 매장에서 성수점 PP센터와 동일하게 늦출 계획이다.
또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후 이마트가 향후 4년간 약 1조원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투자하는 등 물류 인프라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만큼 신선식품은 물론 비식품 분야로 배송 가능한 상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오는 2025년까지 네오 센터를 확대하고 PP센터 리뉴얼을 통해 일 최대 배송 건수를 36만여건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암초 등장에 난감한 마켓컬리
SSG닷컴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증시 입성을 목표로 했던 마켓컬리가 암초를 만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신선식품을 배송한다는 면에서 같은 업종으로 분류되는 SSG닷컴의 상장으로 증권사들의 내부 고민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곳의 상장 주관을 맡는 것이 유리할지 따져봐야하기 때문이다. 이해충돌 문제로 두 곳 모두의 주관을 맡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마켓컬리가 상장 주관사 선정 일정을 연기한 것도 이 같은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KB·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 대형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나 IPO를 맡겠다고 나선 증권사는 기대보다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경쟁사의 상장 주관을 맡았던 증권사를 영업기밀 유출 등의 이유로 주관사로 선정하지 않는다"며 "본격적으로 상장 작업에 나섰던 마켓컬리가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며 다소 힘을 잃은 모양새"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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