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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산업 구조 고려 안한 정부…과도한 탄소중립 목표에 기업 '부글부글'


205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약 80% 감소…"기업 경쟁력 저하 우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약 80%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정부의 방침을 두고 경제계가 반발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무리한 목표를 설정을 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부 탄소중립위원회는 5일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50년까지 각각 2천540만 톤(t), 1천870만 톤, 0톤으로 만드는 내용이 담긴 세 가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석탄 화력 발전을 유지하는 대신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기술을 활용해 9천500만 톤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탄소중립위원회는 철강업·석유화학·정유업의 연료 전환, 반도체·디스플레이·전기전자업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의 에너지효율화를 가정하고, 산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5천310만 톤으로 제한했다.

5일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50년까지 2천540만 톤으로 줄이는 1안, 1천870만 톤으로 줄이는 2안, 제로로 줄이는 3안이다.  [사진=아이뉴스24 DB]
5일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50년까지 2천540만 톤으로 줄이는 1안, 1천870만 톤으로 줄이는 2안, 제로로 줄이는 3안이다. [사진=아이뉴스24 DB]

이에 대해 경제계는 일단 탄소중립 방향은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감축 목표와 불명확한 이행방안으로 우려를 표했다. 또 정부가 제시한 탄소감축 기술의 조기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미국 등 다른 나라처럼 원전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시나리오에 반영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전경련은 국제사회의 기후 위기 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무리한 목표를 설정할 경우 일자리 감소와 우리나라 제품의 국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위원회가 감축 수단으로 제시한 탄소감축 기술이나 연료 전환 등의 실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환 부문에서 원자력 발전 확대를 제시하지 않은 것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앞서 미국, 일본, 영국, 중국 등 주요국들은 탄소중립 실현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전환 부문 계획에 원전 확대 방안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가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해치지 않도록 향후 목표 수립 과정에서 경제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반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장이 5일 e브리핑을 통해 '2050 시나리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장이 5일 e브리핑을 통해 '2050 시나리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경총도 온실가스의 지속적인 감축에 따른 2050년 탄소중립에는 공감하지만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 관계자는 "그간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며 "하지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요 감축수단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친환경 연·원료 전환 등 기술이 2050년 내에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와 석탄화석 발전 의존도가 매우 높은 특성상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향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과정에서 산업계 의견이 면밀하게 검토돼 시나리오에 적극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도 업종별·규모별로 기업이 맞닥뜨린 상황과 여건이 달라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050 탄소중립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번 발표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정부 부처와 전문가 중심으로 논의한 결과물로, 앞으로의 의견수렴 및 논의과정에서 기업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탄소감축 기술개발에 힘쓰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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