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중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중국과 홍콩 주식시장의 악재로 작용하며 한국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규제로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중국의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수급 불안으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 정부가 텐센트와 디디추싱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와 정책적 조처를 내리며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였다. 정부 영향력 확대를 위한 조치임을 고려하면 향후 중국 정부의 규제는 부동산과 헬스케어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안화 약세가 나타나고, 이는 신흥국 통화 약세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규제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신흥국 증시 이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중국 정부의 조처가 있긴 했지만, 시장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곧바로 회복되긴 어렵고, 최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는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의 규제 우려에 따른 외국인 수급의 불안정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가뜩이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규제 소식으로 인한 추가적인 자금 유출 가능성은 부담스러워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다행히 아직까지 신흥국과 아시아 신흥국을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에서 의미 있는 자금 유출 신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규제 이슈가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경계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로선 중국발 투자심리 위축이 아닌, 중국만의 이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 높은 실적과 풍부한 유동성을 생각하면 증시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인 상황으로, 중국발 이슈로 인한 조정이 나타나면 이는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삼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중국 리스크 외에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업종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7월 들어 외국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규모를 4조원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순매도가 3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확대는 대만 시장에서도 동반되고 있는데, 대만 주식시장 7월 외국인 순매도는 지난 28일 기준으로 42억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은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한국과 대만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늘어나는 이유는 IT 업종을 중심으로 향후 이익 전망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MSCI 한국지수 기준으로 한국 기업의 내년도 주당순이익(EPS)은 6월 이후 IT 업종을 중심으로 정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업종 외국인 동향이 국내 주식시장의 해외 유동성 수급을 좌우하는 점을 감안할 때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통한 수급구조 개선 시점이 당분간 미뤄질 것"이라며 "코스피 상승 탄력이 강화되기보다는 순환매 중심의 박스권 등락이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기간 조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둔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의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과 3분기 이후 한국 기업 실적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박스권 장세를 염두에 두고 내년까지 장기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 차원에서 테마가 형성될 수 있는 주식들을 선별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