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일본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환형올레핀 고분자 소재의 국산화에 시동이 걸렸다.
28일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미혜)은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 김용석·박성민 박사 연구팀이 기존보다 늘어나는 성질이 2배 이상 향상된 환형올레핀 기반의 고내열 투명 고분자 소재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환형올레핀 고분자 소재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독일의 토파스와 일본의 제온, 미츠이케미컬, JSR 등 4사가 세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으며 특히 광학렌즈용 등 고부가 제품 시장은 일본 기업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
고분자 플라스틱의 일종인 환형올레핀(COC: Cyclic Olefin Copolymers)은 기계적 강도, 투명도와 내열성 등이 뛰어난 소재다. 다른 플라스틱 대비 수분을 덜 흡수하고, 유전율이 매우 낮아 디스플레이, 5G, IoT 등 미래 정보전자재료의 핵심소재 중 하나로, 산업적 중요성과 다양한 응용 확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신축성이 낮아 쉽게 부러지고 필름화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휘거나 접을 수 있는 정보·전자재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연신율 개선 기술이 필수적이다. 일본에서도 개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화학연 연구팀은 노보넨 계열 단량체에 새로운 촉매시스템을 적용해 이런 단점들을 극복한 환형올레핀 고분자 소재를 중합하는 데 성공했다. 단량체 함량에 따라 소재 가공온도에 영향을 주는 고분자 유리전이온도를 92℃ 부터 192℃ 까지 자유롭게 조절하고, 용매에 녹이거나 가열하는 공정을 통해 손쉽게 필름을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또한 연신율을 4%에서 245% 범위까지 제어하여, 기존 대비 최고 2배 이상 늘어나는 물성을 확보했다. 쉽게 부러지는 종래의 노보넨계 환형올레핀 고분자 소재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화학연 화학소재연구본부 박성민 박사는 "환형올레핀 고분자 소재는 엄격한 기술보안 하에 일본기업에 의해 개발됐고, 국내 수요는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면서 "물성개선과 기능성 부여를 위한 새로운 단량체를 개발해야 하는 등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이번 기술 개발로 국산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혜 화학연 원장은 “이번 성과가 환형올레핀 고분자 개발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소재에 대한 원천적인 이해도를 높여, 일본 소재에 대한 의존 극복을 줄이고 관련 소부장산업 경쟁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내용은 고분자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매크로몰레큘즈 (Macromolecules)' 7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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