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LG에 이어 GS까지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범 LG가의 돈이 몰리고 있다. LG는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전장·배터리 사업 역량을, GS그룹은 GS칼텍스의 전국 주유소 인프라를 모빌리티 플랫폼과 결합해 신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초 LG그룹으로부터 1천억원의 지분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이날 GS그룹을 통해 300억원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LG그룹은 지난 2일 지주사인 LG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4대 주주에 올랐다. LG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진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 약 2.5%를 취득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구성은 카카오, TPG컨소시엄, 칼라일, LG, 구글 순이었다.
LG가 이처럼 나선 것은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LG는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인 '라이드셀'에 투자를 해 차량 위치를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지게 된 상태다. 또 셔틀 자율주행 업체인 '메이 모빌리티'뿐 아니라 자동차 자가 치유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오로라랩스', 커넥티드카 기술을 보유한 '서리브럼X' 등 전장 분야 관련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 및 배터리 교환,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계열사들을 통해 하드웨어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상태"라며 "탄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더해 빅데이터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와도 협력함으로써 높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GS그룹은 계열사인 GS칼텍스와 GS에너지를 통해 각각 250억원, 50억원을 카카오모빌리티에 투자해 지분 0.73%를 취득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정유업체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율주행 등 미래 기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주유소, 충전소 등 보유 인프라 시설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GS칼텍스 인프라를 모빌리티 서비스 오프라인 거점으로 활용하고, 직영 택시 차량 경정비와 연료 수급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모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서로 다른 기술이 융합하는 협업의 장으로 이종업계 간 유기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투자 외에도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범 LG가 외에도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받았다. 구글은 지난 4월 565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1.69%를 취득했다. 구글이 한국 회사에 직접 투자한 건 2008년 블로그 플랫폼 '테터 앤 컴퍼니' 인수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구글이 카카오모빌리티가 갖춘 폭넓은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노리고 투자를 진행했다고 관측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갖춘 다양한 주행·지도 관련 데이터 등도 매력적인 요소였을 것으로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GS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종기업과의 합종연횡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며 "GS 외에도 각 기업들이 이처럼 나선 것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을 뿐 아니라 택시, 내비게이션, 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년간 축적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드는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가 앞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여러 다양한 모델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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