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2분기 8천973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시장 컨센서스(예상치)보다 손실 폭이 더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후판 등 강재가격 인상 전망으로 인해 조선부문에서 8천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이 이 같은 성적표를 받아 들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까지 모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조선해양 같이 후판값 상승분을 실적에 미리 반영하면 컨센서스보다 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24일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7천973억원, 영업손실 8천9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선박 건조물량 증가로 전분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는 급격한 후판 공급가 인상 전망으로 인해 조선부문에서 8천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해양부문과 플랜트부문도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공정 지연의 영향을 각각 받으며 적자폭 확대에 한몫했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소재다. 그러나 올 하반기 후판가 급등이 예상되고 있다.
조선·철강업계는 올 하반기 후판 가격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조선사들에 하반기 후판 공급가를 톤당 11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철강사들이 조선 3사와 합의했던 상반기 후판 공급가 대비 40만원 이상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포스코가 후판 가격을 인상하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사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각각 1377억원, 583억원이다.
이는 한국조선해양과 같이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은 전망치로, 후판값 상승분을 실적에 미리 반영하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강재의 원재료인 철광성 가격 급등 여파가 조선업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2분기 실적에 후판값 상승분을 실적에 미리 반영하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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