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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이판 트래블버블 시행 첫날…웃지 못하는 여행사


코로나19 재확산에 예약 사실상 '0명'…"추석 연휴 기대할 것"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한국과 사이판이 체결한 트래블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에 따라 첫 사이판행 비행기가 24일 출발한다. 당초 트래블버블 시행을 위한 현지 준비 절차가 늦어지며 내달 초로 연기 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정대로 이날 시행하게 됐다.

다만 트래블버블 효과를 누려야 할 여행사들은 침울하기만 하다. 트래블버블을 계기로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 마저 모두 사그라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들어왔던 예약 마저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사이판 만세절벽. [사진=마리아나관광청]
사이판 만세절벽. [사진=마리아나관광청]

◆ 트래블버블 본격 시행…사이판行 항공기 이륙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사이판을 주 1회 오가는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오는 29일부터는 티웨이항공이 매주 목요일 항공편을 운항한다.

이는 국토교통부와 북마리아나 제도가 지난달 30일 체결한 트래블버블 협약에 따른 것이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 방역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해 일반인의 여행 목적으로 국제선 이동을 재개하는 것을 말한다.

당초 여행업계는 트래블버블 시행이 내달 초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래블버블 적용 관광객이 현지에서 머물 숙소 지정이 늦어지는 등 준비 절차가 예상보다 더뎠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 경우 여행을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크' 조항이 발동될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렸다.

하지만 사이판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트래블버블을 추진하고 나선데다, 우리 정부도 당장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해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관광업이 국가 경제 기반인 만큼 시장 회복을 서둘러야하는 사이판 정부와 여행재개를 약속했던 우리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단 분석이다.

우리 관광객이 머물 숙소 또한 전날(22일) 오전 사이판 정부가 호텔 2곳(켄싱턴·월드호텔)을 지정해 우리 측에 알리며 트래블버블 시행이 문제없이 가능해졌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양국이 여행사를 통한 단체 패키지 여행만을 허용한 만큼 방역에 대한 문제를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1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곧 재개될 사이판 여행 상품을 보며 단체여행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월 1일 서울 중구 모두투어 본사에서 직원들이 곧 재개될 사이판 여행 상품을 보며 단체여행 예약 목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효과는 무슨"…여행업계 '탄식'

하지만 트래블버블 효과를 누려야 할 여행사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하다. 트래블버블 체결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여행 수요가 곧 회복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던 모습은 사라졌다. 이달 초 트래블버블 예약 시작 직후 터져버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발목을 잡았다.

실제 여행사 예약률은 저조하다 못해 초라할 지경이다. 전날을 기준으로 하나·모두·인터파크투어를 통해 이날 사이판으로 출발하는 트래블버블 예약자는 총 1팀, 총 2명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트래블버블 사이판 여행 예약을 진행 중이나 이보다는 추석 연휴 기간 예약이 몰려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오늘 출발 일정으로 4명이 예약했었으나 모두 취소했다"며 "추석 기간 예약 문의도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이후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첫 트래블버블 운항을 앞둔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저조한 성적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항공사는 이번 운항에 180석을 보유한 A321과 B737-800 기종을 각각 투입해 탑승객의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사실상 관광객 없이 일부 교민과 비즈니스객만을 태워 운항해야할 형국이다. 실제 이날 사이판 현지로 출발하는 승객은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각각 41명, 7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트래블버블이 시작되나 실제 인원이 적어, 단순간 성공여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몇 주 뒤에는 일정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트래블버블 시행이 섣부른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사이판을 찾는 주 여행층의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아 '안전'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대형여행사 관계자는 "사이판 주 여행객의 80% 이상이 20대와 어린 자녀를 동반한 30~40대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 세대의 백신 접종률이 현저히 낮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 마저 다시 확산하는데 누가 여행을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트래블버블 수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현재로선 추석 연휴는 돼야 일부 수요가 되살아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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