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가 일본 웹툰 시장에서 1위 자리 탈환을 선언했다. 전반적인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업데이트했고, 이용자들을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개시해 더 많은 이용자들의 결제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재팬 '픽코마'와의 1위 다툼이 격화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2일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박상진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용자 콘텐츠 충성도를 높이면서 일본 웹툰시장 1위 탈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망가는 현재 일본 웹툰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줄곧 선두를 차지했지만 하반기부터 카카오재팬의 '픽코마'에 밀렸다. 픽코마는 국내 웹툰인 '이태원클라쓰'·'나 혼자만 레벨업'을 일본에 서비스하며 큰 인기를 얻었고 빠르게 거래액을 늘리며 라인망가를 따돌렸다.
일본 웹툰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하던 네이버는 카카오의 이 같은 약진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주요 국가에서 웹툰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일본에서만 카카오에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라인망가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결제 사용자가 증가했고 거래액도 20% 이상 성장했다"며 성장성이 여전함을 강조하면서도 "1위 탈환을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소싱을 강화할 예정이고 콘텐츠 추천 로직 변경, 사용자 혜택 및 CRM(고객관계관리) 다변화 등을 통해 서비스 방문 빈도를 올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지난주 일본 현지에 출시한 라인망가 2.0은 앞서 언급한 이 같은 부분들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라인망가 2.0은 사용자들이 보다 작품 탐색 및 열람을 쉽게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으로는 '랭킹' 탭을 추가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최근 읽던 작품'·'인기 랭킹 작품'·'같은 작가의 작품'·'최근 놓친 작품' 등을 홈 탭에 추가해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작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구성했다. 또 그간 라인망가에서 읽었던 작품과 유사한 작품의 추천량을 강화하는 등 각 이용자별로 개인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데도 주력했다. 작품 단위로 단행본과 연재분을 묶어 독자들이 둘을 오가며 편리하게 작품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더해졌다.
라인망가를 띄우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예고됐다. 상반기에는 웹 이용자의 유료 이용 전환에 집중하면서 마케팅비가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하반기 다시 마케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CFO는 "하반기의 경우 일본에서의 경쟁 환경을 감안, 주도권 확보를 위해 마케팅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일본 쪽 마케팅 비용이 있을 것이며 그 외의 지역은 지난해 수준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라인망가는 지난 21일부터 한달간 '여름 특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주요 신작을 다수 선보이면서 이용자 관심을 끌어모으는 동시에 첫 구매 시 보너스 코인을 주고, 열독하다가 중단한 작품에 대해서는 무료 열람권을 지급해 복귀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자 했다.
라인망가로서는 경쟁 서비스인 '픽코마'와의 맞대결을 위해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픽코마'는 최근 1~2년 새 급속도로 성장하며 일본 웹툰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시장조사업체가 추산한 상반기 전세계 비게임 앱 매출 순위에서도 일제히 10위 안에 들었다. 센서타워 기준으로는 틱톡에 이어 매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앱애니 역시 픽코마가 틱톡, 유튜브, 디즈니플러스 등의 뒤를 이어 매출 순위 7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 1월 픽코마의 매출은 9천600만달러(약 1천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배나 뛰었다.
앱애니는 픽코마의 약진에 대해 "기존 소비자들이 만화책을 1권씩 구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에피소드별로 구매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일본 소비자들이 만화에 지출하는 방식을 바꿨다"며 "독자들이 다음 에피소드를 기다리는 대신 비용을 지불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급성장 속 카카오재팬은 지난 5월 6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네이버는 라인망가를 이용자 친화적으로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투자의 효용성 여부는 올해 말 결과가 드러날 전망이다. 박상진 CFO는 "서비스 방문 빈도를 올리면서 콘텐츠 소비량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연말쯤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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