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선마저 붕괴하면서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의 이탈이 감지되고 있다.
주요 수입원이 거래수수료인 거래소들은 투자자들이 외면하면 향후 실적 위축은 당연한 수순이어서 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더욱이 거래소들은 당장 오는 9월로 다가온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의 시행에 발맞춰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못하면 영업 자체를 할 수 없기 떄문에 현재로선 투자자 이탈까지 걱정할 겨를이 없기도 하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6월부터 이용자 수 42% 급감
2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3만5천577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날인 20일에는 8.7% 폭락한 2만9천677달러를 기록하며 3만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가 무너진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처음이다.
가상자산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더리움, 리플 등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들도 6% 가량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가상자산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웹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방문자 수는 3억6천900만명으로 전달(6억3천800만명)대비 42% 가까이 줄었다.
지금까지 거래소 방문자 수는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돼왔기에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달러 수준이었던 지난 2018년 5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전세계 가상자산 거래소 월 방문자 수는 2억명을 넘지 못하다가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던 올해 1월은 단숨에 3억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에는 6억명 수준까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투자자의 이탈은 거래소들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 빗썸의 운영사 빗썸코리아는 지난 1분기 매출액 2천502억원 중에서 전체 매출 대비 수수료 수입 비율은 무려 98%에 달한다. 다른 거래소들 역시 구체적인 실적을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수수료 수입 비중이 70~90%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금법 요구 대응이 우선…"커스터디 사업 강화할 것"
거래소들은 투자자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이에 대응할 뾰족한 대안이 없다. 당장 특금법 개정안이 요구하는 사항을 갖추지 못하면 거래소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 투자자 이탈까지 대응할 여력이 없는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2개월 내에 특금법에서 요구하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자금세탁방지(AML)시스템 도입, 실명계좌 발급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당장 사업을 접어야 한다"면서 "최소한의 요건뿐만 아니라 임직원 거래 금지와 같은 내부통제 수단도 마련하는 등 준비할 것들이 많아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 찾는다면 장기적으로 커스터디(수탁) 서비스를 늘려나간다는 방침 정도다. 커스터디는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개인‧법인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수탁 전문업체에 맡기고, 탈중앙금융(디파이) 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커스터디 사업이 활성화되면 투자자들은 직접투자 외에 간접투자 수단을 가지게 된다"면서 "가격변동에 따라 단기 투자하는 사람들 외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투자하는 고객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