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 도전에 나서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20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달(6월) 21일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21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일정을 마쳤다.
VNL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마지막 모의고사였다. '라바리니호'는 VNL 종료 후 한국으로 와 경남 하동에서 코흐트 훈련을 진행했고 도쿄 본선에 나설 12인 최종 로스터를 확정한 뒤 진천선수촌으로 이동해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라바리니 감독은 일본 출국을 이틀 앞두고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VNL 종료 후 대표팀의 준비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이번 VNL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통해 우리 팀이 보완해야할 점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예를 들면 서브는 우리 선수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였지만 이번 VNL에서는 평균 정도였다. 강한 서브를 보완해야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다른 문제점은 수비를 많이 하고 또 잘 해내지만, 공격을 통한 득점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경기를 이기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이드아웃과 2단 연결 정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브 리시브, 사이드아웃 공격, 강한 서브에 집중하고 블로킹과 수비를 통한 반격이 잘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며 "VNL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선수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최종 로스터를 확정한 뒤 미들 블로커(센터) 선발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팀의 전술에 알맞는 센터 선발을 위해 선수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민했다. 이 부분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를 활용한 2가지 전술과 이어진다"며 "첫 번째는 지난 2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주전 라이트로 활용하는 상황이고 또 하나는 라이트 없이 김연경(상하이) 이소영(KGC인삼공사) 박정아(한국도로공사) 등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들을 로테이션에 따라 라이트로 경기 상황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두 가지 전술적 상황 모두에서 공격이나 서브에 각각 특화된 센터를 고려했고 최종 로스터에 세 선수를 선발했다"고 얘기했다. 도쿄로 함께가는 센터는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기업은행) 박은진(KGC인삼공사)이다.
이번 최종 로스터에선 김희진의 선발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부상 공백 때문이다. 김희진은 라바리니호 승선에 앞서 무릎 수술 뒤 재활 중이었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스타일을 만들어 가면서 김희진을 라이트에 두는 계획을 세웠다"며 "(김희진은)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의 배구를 할 수 있는 선수라 선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V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 정통 라이트로 뛰는 선수가 많지 않다. 김희진은 2년 전부터 대표팀에서 라이트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왔고 해당 포지션에서 팀 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며 "수술 후 재활 기간이 충분했던 것은 아니지만 대표팀 전술 상 김희진이 맡게 되는 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김희진의 경우)올림픽 전까지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며 "충분히 회복 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희진은 지난 2012년 런던대회에서 황연주(현대건설)와 함께 당시 김형실 감독(현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에서도 라이트로 뛰었다. 2016년 리우대회에서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이정철 감독(전 IBK기업은행 감독, 현 SBS스포츠 배구해설위원)도 당시 라이트에 김희진과 황연주를 뒀다.
라바리니호에선 베테랑 황연주를 대신해 소속팀 동료이기도 한 정지윤이 라이트로 들어가 김희진의 뒤를 받칠 예정이다. 그러나 정지윤은 V리그 데뷔 후 현대건설에서 라이트 자리에서 뛴 적이 거의 없다. 센터 또는 레프트로 나왔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 점에 대해 "(정지윤도)라이트로 점수를 낼 수 있는 공격력을 갖췄다.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라바리니 감독은 출국을 앞두고 "어릴 때부터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꿈이었다"며 "이제 도쿄에서 그 꿈을 이룰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수들 의지도 대단하고 충분히 최선을 다 해 준비했다"며 "선수들에게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선수들과 같은 꿈을 향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하고 함께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대단한 경험이었다. 올림픽에서는 함께 하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자배구대표팀은 도쿄올림픽 본선에서 개최국 일본, 브라질, 세르비아, 도미니카공화국, 케냐와 함께 A조에 속했다. 26일 브라질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라바리니호는 이후 케냐(28일) 도미니카공화국(30일) 일본(8월 1일) 세르비아(8월 3일) 순서로 조별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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