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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2년] ③ 유니클로 50곳 폐점 '직격탄'…일본맥주 '철수고심'


한국소비자들, 이번엔 제대로 '불매의 맛'…노재팬 운동 기세 여전

일본불매 운동이 2년을 맞았다. 2년간 유니클로 등 일본 유통기업의 매출은 급격히 하락했다. [사진=김다운 기자]
일본불매 운동이 2년을 맞았다. 2년간 유니클로 등 일본 유통기업의 매출은 급격히 하락했다. [사진=김다운 기자]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해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2년을 맞았다. 일본 측은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얼마가지 못할 것"이라며 조롱을 보냈지만, 우리 국민의 '노재팬 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체 상품이 다양한 일본 의류와 맥주 등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3일 유통가에 따르면, 2019년 7월 시작된 '노재팬 운동'의 기세는 좀 처럼 꺽이지 않고 있다. 잠시 주춤하는 듯 싶었지만, 최근 도쿄 올림픽과 관련해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사실이 알려지고, 일본 올림픽 선수들의 유니폼에 욱일기 문양이 들어가면서 불매운동은 또 한번 힘을 받고 있다.

◆ 매출 1조원 무너진 유니클로…명동점도 폐점

우리 국민들의 일본산 불매운동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은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다. '노재팬(NO Japan) 운동' 직전인 2019년 8월 유니클로의 매장 수는 190개였지만, 올해 6월말에는 매장수가 138개로 50여 곳이 사라졌다.

유니클로의 대표 매장인 명동점 역시 올해 1월 결국 문을 닫았고, 강남점, 홍대점도 '노재팬 운동'에 무너져 내렸다. 특히 자매 브랜드인 GU(지유)는 한국 진출 2년여 만에 오프라인 시장에서 완전 철수하는 아픔을 안았다.

유니클로는 롯데쇼핑과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이 설립한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한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천74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 하락했다. 영업손실액도 129억원에 이른다. 에프알엘코리아는 2018년에만 해도 1조 4천188억원의 매출을 올렸었다.

유니클로 외에도 일본계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도 큰 피해를 봤다. 일본 데상트 본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데상트코리아의 2018년 매출액은 7천270억원, 영업이익은 679억원이었다. 하지만 데상트는 2019년 7월 시작된 '노재팬 운동'으로 인해 하반기 실적이 크게 줄었고 2019년 매출액도 15.3%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597억원에서 2019년 90억원으로 86.7% 급감했으며 지난해 매출은 4천986억원으로 전년대비 19% 감소했다. 데상트는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매출의 50%를 내기 때문에 그 타격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일본의 대표브랜드 아식스스포츠 역시 '노재팬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2019년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시 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2% 감소한 99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미즈노 지난해 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726억원) 대비 19% 감소한 589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유니클로 등의 불매 반사이익으로 국내 토종 SPA 브랜드 '탑텐'은 지난 3월 명동점을 오픈하는 등 매출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2019년 탑텐의 매출은 3천4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약 30% 증가한 4천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이랜드그룹의 스파오 역시 지난해 매출이 3천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0억원 증가했다.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작은 점으로 독도를 표기한 일본 지도(오른쪽)과 독도의 올바른 표기 방법을 일본측에 알려준 지도 예시안.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 연구팀]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 작은 점으로 독도를 표기한 일본 지도(오른쪽)과 독도의 올바른 표기 방법을 일본측에 알려준 지도 예시안.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 연구팀]

◆ 일본맥주 대신 국산맥주 찾는 소비자들

입을거리에 이어 마실거리에서도 '노재팬 운동'은 이어진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566만달러으로 전년보다 86% 감소했다. 일본맥주는 '노재팬 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2018년 수입액 7천830만달러를 기록했다가, 불매운동이 시작된 2019년에는 4천만달러로 반토막 났다.

올해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300만달러(약 3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1% 증가했지만, 2019년과 대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롯데아사히주류는 2017년 1천36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을 만큼 일본의 대표 맥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9년 7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한 이후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 탓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72.2% 급감한 17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24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아사히맥주는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사히맥주 외에도 일본맥주의 전체적인 판매는 하향세다. 편의점 CU에서는 일본 맥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6% 하락했고, GS25와 세븐일레븐은 각각 67%, 11% 하락했다.

지난해 국내 수입 맥주 시장에서 일본 맥주 순위도 9위로 추락했다. 2019년 7월 이전에는 일본 맥주는 줄곧 국내 수입 맥주 시장 1위를 차지했었다. 지난해 수입 맥주 원산지 1위는 네덜란드였으며, 이어 미국, 중국, 벨기에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수제맥주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맥주를 덜 찾은 것이 아니라 일본맥주 대신 국산 맥주로 옮겨간 것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천180억원으로 2018년 633억원 대비 86% 늘었다.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을 국내 수제맥주가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2023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3천700억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7월부터 맥주 제품 판매가 증가하는 시기지만, 최근 올림픽 이슈 등으로 반일감정이 또 다시 악화된 상태"라며 "국산맥주의 다양화 등으로 일본 맥주가 예전처럼 다시 호황을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의 경우 최근 2년 간 큰 고비를 맞았다"면서도 "지난해부터 온라인 판매로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 옛 명성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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