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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의 공모주] 게임사 크래프톤 IPO에 갑분디즈니?


메가 IP '배그' 확장성 기대 VS 고평가 우려

저도 '따상'을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주린이(주식+어린이)에게 주식시장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주식공부를. 주변을 둘러보니 여전히 '묻지마 투자'를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최소한 그 회사의 사업모델이나 실적전망, 리스크 요소 등은 알고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공부는 언제나 쉽지 않죠. 그런 여러분을 위해 '주린이의 공모주'가 먼저 알아봤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서바이벌 온라인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회사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크래프톤의 증권신고서 공개 후 투자자들의 관심은 '월트 디즈니'로 쏠렸습니다.

왜냐구요? 크래프톤이 콘텐츠 사업 측면에서의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디즈니를 넣었기 때문이죠. 여러분이 다들 아시는 그 디즈니 맞습니다. 그래서 크래프톤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함께 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간에는 크래프톤이 주력 사업인 게임 개발 외에 어떤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배틀그라운드'의 지적재산권(IP)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사업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를 모르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일명 '배그'로 불리는 이 게임은 지난 2017년 출시돼 PC, 콘솔 등으로 지금까지 누적 7천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배그가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메가 히트했던 것은 이듬해 출시된 모바일 버전이 주요했습니다. 배그 모바일은 지난 4월 기준 글로벌 다운로드 수 10억건을 돌파했다고 하죠. 지금은 세계적 규모의 게임대회도 열리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의 진정한 가치는 이 배그 IP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IP라는 단어가 좀 어려워 보이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배그를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권리'입니다.

디즈니의 캐릭터 '미키 마우스'나 '해리포터',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이 대표적이죠.

최근 IP의 확장성이 부각되면서 콘텐츠 활용 방안도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뮤지컬과 같은 유사 형태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디즈니 월드와 같은 테마파크, 뽀로로 음료와 같은 식음료 브랜드 등으로 확장되고 있죠.

배그모바일 인디아 [사진=펍지]
배그모바일 인디아 [사진=펍지]

◆ '원 게임' 리스크 vs 무한 확장성

지난 몇 년간 크래프톤을 따라다닌 수식어 중 하나는 '원 게임' 리스크입니다. 배그 이후 출시한 후속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차기 캐쉬카우 부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죠.

이에 크래프톤은 배그를 활용한 콘텐츠 사업으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역량 강화 이외에도 배그의 IP 경쟁력을 활용해 게임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입니다.

크래프톤은 공모자금을 IP 포트폴리오 확보, 신흥시장 진출, 기술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1월에 설립한 인도 법인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인도에서 게임 직접 퍼블리싱과 함께 비디오 게임, e스포츠, IT,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도전하겠다는 거죠.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개발과 인수 등으로 IP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게임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설명입니다.

배그 세계관을 바탕으로 게임 이외 산업에서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수 있겠네요.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제작을 게임과 같은 독립적인 프로젝트로 육성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하겠다는 게 회사 측 목표입니다.

크래프톤의 비교회사 PER 거래배수 산정 내역 [사진=크래프톤 증권신고서]
크래프톤의 비교회사 PER 거래배수 산정 내역 [사진=크래프톤 증권신고서]

◆ 디즈니와 비교한 주가수익비율(PER) 45배···장외가격은 급등

다만 이런 점을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매출 구성 등을 살펴봤을 때 디즈니와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크래프톤의 매출은 80% 이상이 모바일 게임에서 발생하는데 상당 부분을 배그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디즈니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제작은 물론 방송과 케이블 채널 등 다양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각국에 자리잡고 있는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 리조트 등을 운영해 나오는 수입도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 언급한 '미키 마우스'나 '해리포터' 외에도 마블 어벤저스, 스타워즈 등 디즈니의 IP 라인업은 그야말로 막강합니다.

하지만 크래프톤은 디즈니, 워너뮤직을 비롯해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블리자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넷이즈, 일렉트로닉아츠 등 국내외 게임사 등 9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PER이 가장 높은 일렉트로닉아츠(113.4배)와 가장 낮은 넥슨(12.0배)를 제외한 산술 평균으로 크래프톤의 PER은 45.2배로 정해졌습니다. 시가총액은 35조원 규모입니다. 이 가격으로 상장하게 되면 국내 대장주인 엔씨소프트(18조원)를 2배 가까이 앞서게 됩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PER 88.8배인 디즈니가 포함되면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가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장외시장에서는 최근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지난 17일 기준 비상장주식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크래프톤은 전일 대비 12.17% 급등한 64만5천원에 기준 가격을 형성했습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도 크래프톤은 12.01% 크게 올랐습니다. 기준가는 63만4천원입니다.

◆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청약증거금 '278만5천원'

크래프톤은 희망 공모가액 범위를 45만8천~55만7천원으로 정했습니다. 할인률은 32.4~17.8% 정도 적용했습니다.

크래프톤은 오는 28일부터 약 2주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7월 12일 확정공모가를 공고할 계획입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7월 14~15일 이뤄집니다.

중복청약이 가능한 만큼 투자자들은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공동주관사인 NH투자증권, 인수회사인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 3곳을 통해 청약할 수 있습니다.

물량은 비슷합니다. 미래에셋 물량이 27만8천781~33만4천537주로 가장 많고 NH투자에 25만1천509~30만1천811주, 삼성증권에 22만7천268~27만2천721주가 각각 배정됐습니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인 55만7천원에 결정될 경우 10주 청약에 필요한 증거금(50%)은 278만5천원입니다. 3개 증권사에 모두 청약을 넣을 경우 총 835만5천원이 필요하겠네요.

만약, 상장 첫 날 따상(144만8천200원)까지 오른다면 1주당 수익은 89만1천200원으로 예상됩니다.

◆ 상장 직후 40% 이상 유통 가능...지분 희석 위험도

크래프톤의 상장 직후 유통물량은 기존 주주 물량(26.88%) 등 총 42.88%가량입니다. 이는 상장 당일부터 매도가 가능한 물량입니다. 투자자들은 한꺼번에 매물이 나올 경우 주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이밖에 기관 수요 예측 결과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정 기간 물량을 팔지 않겠다는 보호예수 비율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확인해보면 청약 참여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크래프톤의 주식매수선택권에 따른 잠재 주식수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모 후 잠재 주식수는 총 146만2천115주입니다. 공모 후 주식수의 2.82%에 해당하는 물량이죠. 이 중 상장 후 1년 내에 행사 가능한 주식매수선택권은 55만6천540주(1.08%)입니다. 주식매수선택권이 행사돼 신주가 발행되면 주가 희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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