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대우건설 경영상황도 개선됐고 해외부실도 정리돼 우려가 불식됐으며 잠재 부실도 개선되고 주가 역시 시장 평가가 반영돼 상승하고 있다."(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대우건설의 본입찰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매각 작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오는 25일 본입찰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와 달리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IPM컨소시엄과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이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헐값 매각 논란, 노조의 반발 등은 넘어서야 할 과제로 보인다.
◆ 실적 자신감 얻은 대우건설, 이달 25일 본입찰…12년만에 주인 찾나
16일 금융감독원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4일 매각 주간사 BDA메릴린치를 통해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본입찰 일정을 통보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다가 무산된 지 3년 만에 재추진되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전날 공시를 통해 "일부 원매자가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당사 최대주주는 원매자에게 25일까지 제안서 제출을 요청했다"며 "제출된 제안서를 바탕으로 매각추진여부를 검토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작업은 대우건설의 기타비상무이사이자, KDB인베스트먼트를 이끄는 이대현 대표가 진행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대주주로서 경영권과 주요 의사결정권 보유하고 있다"며 "향후 매각 절차는 KDB인베스트먼트의 독립적 의사결정에 따라 진행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대우건설 매각의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이동걸 회장 역시 과거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매각 시점을 올해 정도로 예상하기도 했다. 더욱이 현재 대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까지 연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실적개선과 함께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한 상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448억원) 대비 465.4% 증가한 2천5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9%로 최근 5개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2016년 말 365.1%에서 지난해 247.6%로 100% 포인트 넘게 줄였다.
◆ 대우건설 매각규모 2兆…'승자의 저주' 우려도
현재까지 부동산 시행사 DS네트웍스-스카이레이크-IPM컨소시엄과 중견 건설사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전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건설사인 CSCE(중국건축정공사) 역시 KDB인베스트먼츠 측에 인수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3조6천억원 수준이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은 50.75%다. 경영권 프리미엄 30% 가량을 산입할 경우 대략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들은 대우건설의 경영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몸값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KDB인베스트먼트는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 컨소시엄 등 인수 형태에 제한 없이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원매수자들은 인수 금융조달을 위해 여러 금융사 등에 물밑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중흥건설은 미래에셋증권과 논의 중이다.
다만 대우건설 몸집이 크다보니 승자의 저주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낮은 주가와 노조의 반발 등도 문제다. 산은이 투입한 공적자금 3조2천억원을 회수하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대우건설 주가는 1만5천원 수준에 형성돼야 하지만 현재 8천원 후반대에 불과해 헐값 매각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자산 규모가 너무 크다보니 결국 통매각 보다는 주택사업과 토목, 건축사업부 등을 별도로 분리해 매각할 수 있다"며 "호반건설의 인수 추진 당시에도 분할매각 등이 거론되자 대우건설 노조가 거세게 반발했듯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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