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투구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투수)이 1군 선발 등판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나균안은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키움 타선을 상대로 6.2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제 임무를 다했다. 롯데는 키움에 3-0으로 이겼고 나균안은 승리투수가 됐다.
1군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또한 1군 선발 등파 세 번째 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는 나균안의 호투를 발판 삼아 6연패에서 벗어났다. 연패 스토퍼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롯데는 그동안 팀내 1선발이자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 그리고 앤더슨 프랑코, 토종 선발진 선두두자 박세웅을 내고도 번번이 주저 앉았으나 이날은 달랐다. 나균안이 제몫을 했고 서준원, 김대우에 이어 마무리 김원중까지 무실점하며 오랜만에 지키는 야구를 보였다.
나균안은 경기가 긑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정말 행복하다. 내가 잘던진 것 같고 팀도 이겨 더 그렇다"고 웃었다. 그는 "1군 첫 선발 등판이던 KT 위즈전(5월 15일 5이닝 무실점) 이후 LG 트윈스전(5월 26일 4.1이닝 3실점)은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 같다"며 "그래서 오늘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하려고 했다. 그 덕을 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속팀 연패에 대한 부담이 있을 법했지만 나균안은 "연패라는 상황 자체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위기도 있었다. 경기 초반인 1, 2회가 그랬다. 그는 1회말 무사 1, 2루와 2회말 1사 1, 2루 고비에서 실점하지 않고 잘 넘어갔다.
나균안은 "항상 마운드 위로 올라갈 때면 투수 경력이 얼마 안된다는 걸 안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1, 2회에 힘이 안들어가고 오히려 빠졌다"며 "배터리를 이룬 지시완 형이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7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 서준원과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 3루 측 관중석에 자리한 롯데 팬들은 나균안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정말 소름이 돋았다"며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수라는 걸 알았는데 팬들의 응원을 받으니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팀 동료인 선, 후배들도 경기 결과를 떠나 나균안을 격려했다. 그는 "형들 모두 너무 멋지다고 하더라. 김원중(투수) 선배로부터는 '1선발 같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쑥스럽다"고 다시 한 번 웃었다.
나균안은 취재진에 앞서 중계 방송 인터뷰를 먼저 진행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나균안은 "부모님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감정이 울컥했다"며 "부모님도 그렇고 아내, 장인, 장모님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특히 아내가 힘들 때 많은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나균안이 정말 잘 던졌다. 투수로 포지션을 바꾼 뒤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고 본다"며 "김대우, 김원중 등 이어 나온 투수들도 제 임무를 다했다"고 얘기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연패를 끊고 주중 원정 3연전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나균안에게는 더욱 잊지 못할 하루가 됐다.
/고척=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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