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증인 "프로젝트G, 경영 안정화 목적"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합병·회계부정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직 삼성증권 직원이 이른바 '프로젝트G' 문건에 대해 경영 안정화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작성된 문건이라는 검찰의 입장과 상반되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박사랑·권성수)는 20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전직 삼성증권 직원인 한 모 씨에 대한 두 번째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한 씨는 삼성증권 근무 당시 이른바 프로젝트G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인물이다. 검찰은 지난 2012년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해당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한 씨가 2014년 7월 작성한 '그룹 지배구조 이슈' 문건을 증거로 제시했다. 해당 문건에는 상속세 재원 조달, 법정상속 이슈, 에버랜드·금융지주사 이슈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2012년 작성된 프로젝트G를 업데이트한 것이 맞냐"고 묻자, 한 씨는 "정확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요청에 따라 문건을 작성한 것 같다"면서 "이건희 회장 와병 전인지, 후인지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프로젝트G 작성 배경에 대해서는 "그룹이 가진 경영권을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가를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검토가 이뤄졌다"며 "상속이나 계열분리에 대한 많은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문건에 작성된 대로 삼성물산, 에버랜드(옛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고려됐을 수는 있지만, 내부 의사결정과 실제 실행까지는 여러 변수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씨는 지난 6일 열린 공판에서도 "프로젝트G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아이디어를 모은 것"이라며 "삼성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회사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려는 뜻"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오전 10시 시작된 재판은 오전 내내 검찰의 주신문만 진행됐다. 오후에는 검찰의 주신문이 끝나는 대로 변호인단이 반대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삼성이 2013년부터 프로젝트G에 따라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진행하던 중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상황이 바뀌자 계획을 수정해 제일모직 상장 등을 추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제일모직 상장과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등은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결정이며,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