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 당 대표가 됐을 때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김 의원은 공식 선언만 남겨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약 40분간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당 대표가 돼도 도와주실 것이냐'고 (김 전 위원장에게) 물었더니 '많이 도와주겠다. 개인적으로는 꼭 도와주겠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을 상임고문 같은 명예직으로 모실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방식이 있을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많이 도와주실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8일 임기를 마치고 당을 떠난 뒤 당내 추가 역할론에 거듭 선을 긋고 있다. 직을 내려놓은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권주자를 공개적으로 만난 것도 이날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우리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면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아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의 경륜과 경험은 우리가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만남도 김 의원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당 대표 출마를 앞두고 조언을 구하려는 취지다.
김 의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지금까지는 너무 얌전하게 하더라. 세게 붙어라"라며 "자신이 꼭 당 대표가 돼야 하는 부분을 강하게 주장하면 좋겠다"고 김 의원에게 당부했다. "새로운 인물이 당 대표가 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인 건 없다"고도 했다고 한다.
또 "누구의 계파다, 꼬붕('부하'를 뜻하는 일본식 속어)이다 이런 이야기를 안 듣도록 자기만의 정치를 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미래를 보여줘라" "당 대표가 돼서 우리가 만들었던 정강정책을 실천하면 청년들도 우리 당을 믿어주고 국민들도 신뢰를 줄 것이다" 등의 조언을 건넸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은 '초선 당 대표론'에 호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 의원은 "(초선 당 대표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얘기하셨다.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이 품은 국민의힘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일부 세력에서 미리 다 짜고서 당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점에 걱정을 많이 하셨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향해 "안철수(국민의당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고 작당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차기 야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지금 거의 선택지가 없어진 상황이다. 시간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선에서 우리가 원칙만 지키면 누가 (후보가) 돼도 잘 이길 수 있다"고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김 전 위원장의 평가에 대해 "(제3지대) 창당 작업이 부진한 상태"라며 "그것도 지지부진한 상태고 며칠 동안 메시지가 거의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당의 변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인물이 이번 당 대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당 대표 출마 시점에 대해서는 "초선의원들이 같이 움직이고 있다"며 "중요한 건 우리 당 개혁그룹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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