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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환자 과잉진료, 한해 5400억…"진단서 제출 의무화해야"


보험연구원, '합리적 치료관행 정립을 위한 자동차보험 공청회' 개최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2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합리적 치료관행 정립을 위한 자동차보험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22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합리적 치료관행 정립을 위한 자동차보험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자동차보험료 인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경상환자의 과잉진료가 지목됐다. 이에 경상환자가 통상 진료기간을 초과해 치료를 받을 경우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합리적인 대인배상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2일 보험연구원은 '합리적 치료관행 정립을 위한 자동차보험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 연간 과잉진료 규모 5천400억원…지난해 경상환자 진료비 1조원 내외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자동차보험에서 일부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는 경제적인 문제와 더불어 우리사회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위험요인"이라며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합리적인 치료관행을 정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자동차보험에서 경상환자에 대한 과도한 치료비 지급 문제가 주요 과제로 논의돼 왔다. 금융위원회는 연간 과잉진료 규모를 5천4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통사고 부상자 수 증가율보다 자동차보험 대인배상에서 부상환자에게 지급한 진료비 증가율이 더 높다"며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에게 지급된 진료비는 2014년 3천455억원에서 2020년 1조원 내외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상환자의 진료비 상승을 두고 과잉진료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경상환자가 진료받는 종별 의료기관 수 기준으로 2019년 1인당 진료비는 2014년에 비해 50% 내외로 증가했고, 종별 의료기관 수에 따른 1인당 진료비도 많게는 192만원에서 적게는 44만원으로 네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경상환자의 과잉진료에 따른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는 선량한 대다수 계약자의 보험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이로 인해 사회적 불만도 확대되고 있다.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대인배상 관련 민원은 2016년 이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과실비율이 높은 가해자의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며 "치료와 합의금 등 보험금 관련 민원 증가는 경상환자 진료와 보험금 등에서 불합리한 측면이 있음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 제한없는 진료·비급여 진료·진료비 전액지급제도·합의금 지급 관행이 원인

경상환자의 진료비 증가 원인으로는 제한없는 진료, 비급여 진료, 진료비 전액지급제도, 합의금 지급 관행 등이 지목됐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피해자의 주관적 통증 호소 만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진단서에 근거한 회복 여부 확인이 없다"며 "제도적으로는 진료비 전액지급제도, 지급보증 제도 등이 피해자의 무제한 진료를 가능하게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인배상 진료비 전액지급 제도가 과실비율이 높은 피해자의 보상성 진료를 유인하고, 진료비에 비례하는 합의금 지급 관행은 합의금 목적의 과잉진료를 유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진단서 제출 의무화·대인배상Ⅱ 진료비 과실상계 방안 제시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 경상환자 장기 진료 시 진단서 의무화 ▲ 경상환자 대인배상Ⅱ 진료비 과실상계 등이 제시됐다.

전 위원은 "경상환자가 통상의 진료기간을 초과해 치료를 받는 경우 의료기관의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치료가 필요한 경상환자는 충분한 치료를 보장하고, 과잉진료는 억제해 합리적인 보상 관행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치료비지급보증제도 개정을 통해 상해 수준에 부합하는 보증·합의 절차 확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의료기관이 표준 임상 진료 지침을 마련해 상해에 부합하는 적정 진료를 보장하고, 진료비 차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인배상I 보험금 한도를 초과하는 경상환자 진료비를 과실 상계하고, 부족한 진료비는 자기신체사고 담보가 부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배상금액이 감소하고 자기부담이 증가하면 전체 계약자의 부담이 줄고 사고 당사자의 부담이 높아져 선량한 계약자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속한 치료권 보장을 위해 '선 보상' 후 본인과실 부분은 본인 보험사가 '후 환수'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전 위원은 "경상환자 대인배상Ⅱ 과실 상계의 영향을 받는 피해자 비중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부분의 경상환자에게는 진료권을 보장하고 일부 환자들에게는 자기부담금 역할을 통해 과잉진료를 억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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