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대란으로 월풀이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당장 큰 문제 없이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월풀을 무난히 제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의 중국 법인은 반도체 칩 부족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보내는 물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심한 달에는 25% 정도의 물량 차질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슨 아이 월풀 중국법인 사장은 "지금은 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이라며 "전자레인지와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의 경우 큰 문제 없이 생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기는 하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큰 영향을 받는 가전 제품군은 없다"며 "영향이 없진 않지만, 생산이나 공급에 차질이 있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월풀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이 심각해지면서 가전업체도 긴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업체들은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월풀이 벌써부터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전자가 올해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월풀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 LG전자는 영업이익 기준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매출에서는 월풀이 앞서고 있다.
매출 격차는 점차 좁혀지는 양상이기도 하다. 2017년 월풀의 매출은 약 24조원, LG전자 생활가전은 17조원으로 7조원가량 차이를 보였는데, 지난해에는 각각 22조8천655억원, 22조2천691억원으로 격차가 6천억원까지 좁혀졌다. 양사의 실적 격차는 환율에 따라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LG전자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활가전 역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생활가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20%대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에선 LG전자 H&A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6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은 9천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이전 전망보다 증가할 것"이라며 "H&A사업본부는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률 모두 큰 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수급 대란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가전업체도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급 문제가 이르면 3~4분기에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022년까지 수급난이 이어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 어떤 제조업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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