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 기술은 포르노 영화계가 결정한다?"
가정용 비디오를 비롯한 가전제품 기술발전을 이끌어 온 포르노그래피가 차세대 DVD 표준 경쟁의 주도권을 결정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소니나 도시바 입장에선 이같은 보도가 탐탁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동안의 기술 발전 역사를 되짚어 보면 로이터통신의 이번 진단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르노 고객들은 전통적으로 가정용 비디오, DVD 플레이어, 초고속 인터넷 등을 남보다 먼저 사용하면서 기술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 대형 업체 '블루레이'-소형업체 'HD DVD' 선호
현재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소니, 필립스전자, 톰슨 등이 주도하는 블루레이 진영과 도시바 NEC가 이끄는 HD-DVD 진영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HD-DVD 진영은 현 DVD 표준과 비슷하기 때문에 만들기 쉬울 뿐 아니라 가격 역시 저렴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 진영은 워너 홈 비디오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블루레이 진영은 헐리우드 대형 영화사들의 든든한 후원이 최대 강점. 폭스, 디즈니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블루레이는 저장 용량 50기가바이트로 고선명 콘텐츠를 최대 9시간까지 저장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포르노영화 제작자들은 지난 주 성인 엔터테인먼트 엑스포(AEE) 행사를 통해 차세대 DVD 표준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AEE는 포르노업계 관계자들에겐 같은 기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쇼 CES와 비슷한 행사로 꼽히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포르노 영화계에서도 차세대 DVD 표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포르노 제작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고용량 블루레이 방식을 선호한 반면, 저렴한 가격에 관심이 있는 소형 업체들은 HD DVD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
포르노 영화계의 선두업체인 위키드픽처스(Wicked Pictures)의 잭키 레이머스 DVD 사업담당 임원은 "트렌드가 어느쪽으로 흘러가는지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당장 골라야 한다면 블루레이 방식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형 포르노 영화사인 멀티미디어픽처스의 폴 헤스키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상당수 DVD 제작업체들은 블루레이 방식이 새로운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 포르노 영화계 결정에 관심 쏠려
치세대 DVD 표준 경쟁은 표면적으로는 소니, 도시바 등을 비롯한 가전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헐리우드 영화사들 역시 입장에 따라 소니, 도시바 양쪽으로 갈라서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의외로 포르노 영화계가 차세대 표준 경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지도 모른다. 포르노 영화 고객들이 신기술이 정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던 전례를 보면 이런 관측이 뜬금없는 주장만은 아닐 것 같다.
로이터통신 역시 차세대 DVD 표준을 놓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포르노 영화계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르노 영화계의 결정이 차세대 DVD 표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포르노 영화계의 행보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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