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배달의민족이 시장 진출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자영업자가 배민을 통해 올린 매출액은 15조원을 넘어섰다.
31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범준)'에 따르면 배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94.4% 급증한 1조99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 배달 음식 시장의 성장세가 호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해외 투자 및 신사업, 국내 경쟁 과잉으로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배민의 영업손실은 직전년도 대비 69.2% 줄어든 112억원이다.
◆국내에선 B마트 투자 확대 및 라이더 확보 경쟁에 주력
실제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영업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내역은 외주 용역비다. 외주 용역비는 배민이 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말한다. 2019년 기준 외주 용역비는 1천436억원이었으나, 2020년에는 3천294억원으로 129.4% 급증했다.
배달앱 시장 성장으로 라이더 확보가 어려워지자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배민은 주문이 몰리거나, 폭설·우천 등 날씨에 따라 지급 수수료를 달리하는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주문 건수가 늘며, 지급 수수료가 크게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9년 11월 론칭한 생필품 즉시배송 서비스인 'B마트' 사업 전개를 위한 상품 구입비도 증가하며 이익을 깎아 먹었다. 쿠팡과 같이 생수나 라면, 가정간편식·신선식품 등을 직매입하기 때문이다. 실제 상품 구입비는 2019년 434억원에서 2020년 1천698억원으로 291.2% 뛰었다. B마트 사업 전개로 포장비도 6억7천만원에서 47억원으로 600% 폭증했다.
배민은 현재 수도권 내에 B마트와 관련해 지역거점물류센터 30곳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B마트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면서 물류센터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 가속…베트남 시장서 빠르게 고객 확보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도 가속화하고 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국내 사업을 위한 '우아한청년들', '푸드테크'를 비롯해 해외 법인 '우아 브라더스 재팬'·'우아 브라더스 아시아 홀딩스'·'우아 브라더스 베트남 컴퍼니' 등을 계열사로 가지고 있다.
이중 우아 브라더스 아시아 홀딩스와 우아 브라더스 베트남 컴퍼니는 베트남 배달앱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 또는 인수한 법인이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112억원, 6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6억3천만원, 284억원보다 손실액이 많이 늘어났다. 회사 측은 "시장 개척을 위한 홍보 및 투자 비용 때문"이라고 전했다.
배민은 베트남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고객 프로모션 외에도 라이더 집중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베트남 배달 대행시장이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였던 저품질의 서비스 등을 개선해,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배민 앱 사용율은 지난해 4월 15%에서 12월 46%로 증가했다. 앱 점유율은 16%로 늘어, 그랩푸드(37%), 나우(34%)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고객 충성도 낮아…시장선도자 바뀔 수도"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사세를 빠르게 늘리고 있어서다.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서 배민 역시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쿠팡이츠의 경우 단건 배달을 무기로 강남 3구 및 용산구 등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는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쿠팡이츠 사용자 수가 지난해 11월 대비 110% 증가한 390만9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3개월 사이 2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이 기간 배민 이용자 증가율은 9%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배달이 많은 주요 지역에서 쿠팡이츠 주문건수가 배민을 뛰어 넘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배민도 지난 1월부터 일부 지역에서 단건 배달만 수행하는 번쩍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며 대응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서비스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며 "업체별 프로모션이나 배달 서비스 등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장가람 기자(ja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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