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증시에 '공모주=대박'이 공식처럼 퍼지면서 청약 증거금과 경쟁률이 나날이 새 기록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일일천하'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상장 당일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에 형성한 뒤 상한가)에 성공하더라도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아예 상승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폭락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거래일 대비 2.43%(3천500원) 내린 14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낙폭이 4%대로 확대되며 13만8천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8일 상장 첫날 '따상' 터치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시가총액 또한 2조원 이상 증발했다. 상장 당일 12조9천285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28위까지 올랐던 SK바이오사이언스 시총은 이날 10조7천483억원으로 2조1천800억원 넘게 줄어 32위로 내려갔다.
또한 코스닥 시장에 이날 입성한 라이프시맨틱스는 아예 상장 첫날 하한가로 추락했다. 디지털헬스 전문기업으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경쟁률이 모두 1천 대 1을 상회하며 2조7천727억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았지만, 이날 장중 0.20% 올랐다가 이내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이처럼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상장 당일 반짝 상승했다 이후 주가가 주저앉는 패턴이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상장 초반 따상상상(사흘 연속 상한가) 기록을 쓰며 21만7천원까지 올랐던 SK바이오팜은 이날 10만5천원에 거래를 마치며 상장 첫날 종가(12만7천원) 밑으로 떨어졌다.
또 다른 공모주 청약 열풍의 주인공인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9월 상장 첫날 6만2천4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날 종가는 5만1천800원이다. '따상'에는 실패했지만 공모가 대비 큰 수익을 줬던 빅히트나 교촌에프앤비 역시 상장 당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가격이 희망밴드 상단 이상에서 확정된 IPO 기업 중 14.3%가 지난해 말 기준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공모주 청약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가는 '테마주' 투자만큼 위험하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 기업들의 가치평가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데다 최근 증시가 횡보 국면에 접어들면서 공모주의 상장 직후 수익률이 주춤해졌다"며 "강한 유동성이 뒷받침 될때는 고평가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공모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수연 기자(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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