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AI)가 호텔업계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전까지 국내 호텔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2.1% 수준으로 성장 중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재택근무 맞춤형 상품을 판매하거나 투숙객의 눈높이에 맞는 '언택트'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22일 IT 전문 글로벌 컨설팅 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 시장이 향후 5년 간 연평균 17.8% 성장해 2023년 6천400억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AI서비스는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로봇, 객실 안에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가상현실 등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에서는 최근 체험형 AI 서비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KT가 운영하는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처음 선보인 기가지니 호텔 로봇이 대표적이다. 호텔 객실의 AI 스피커로 객실 조명 등을 제어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심야 시간에 수건, 생수 같은 비품을 요청하면 로봇이 배송해준다.
올해부터는 '대구 메리어트 호텔&레지던스'에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반의 업그레이드 된 디지털 호텔 혁신 서비스인 KT AI 호텔을 시작했다. 이는 190개 전객실에 도입된다.
KT는 총 35개 호텔, 7천200개로 객실 AI 호텔 솔루션을 확대하게 됐다. KT AI 호텔은 투숙객들이 기가지니의 인공지능 음성명령을 통해 객실 조명이나 가전을 제어하고, 음악을 감상하며, 호텔로봇을 통한 배송 서비스들을 즐길 수 있는 비대면 편의 서비스다.
코오롱호텔은 이달부터 호텔 부대시설인 가든 골프장에 리뉴얼을 통해 국내 최초로 언택트 기반 AI 골프 카트 서비스인 '헬로우캐디'를 전면 도입했다. 헬로우캐디는 1인 1캐디 역할을 하는 지능형 자율주행 골프 로봇 카트다.
골프백을 싣고 사용자(골퍼)를 추적해 이동하면서 코스 정보, 앞 팀과의 거리 알림 등 실제 캐디처럼 정보도 제공한다. 언택트 서비스로 보다 안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골퍼들의 불편함을 줄여 라운드 집중을 돕고 셀프 라운드의 재미까지 더해준다.
허진영 코오롱호텔 총지배인은 "골프 연습장의 경우 3월 1일부터 15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으며 본격적인 골프 시즌을 맞아 향후 매출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7 강남은 객실에서 요청한 호텔용품을 인공지능이 탑재된 로봇이 배달해 주는 '딜리버리 로봇' 서비스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딜리버리 로봇은 공간맵핑,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L7 강남 전층으로 이동 가능하며 24시간 가동된다. 직원이 객실 번호를 설정하고 고객이 요청한 물품을 딜리버리 로봇 안에 넣으면, 로봇은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 객실 앞에 도착한다. 객실 내 비치된 전화기를 통해 도착을 알리면 고객은 대면 접촉 없이 물품을 받을 수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에서는 인공지능형 UV 살균 로봇을 도입하며 방역 서비스를 강화했다. UV 살균 로봇은 탑재된 자외선램프를 통해 살균 소독하며, 직원이 목적지를 설정하면 객실까지 자율 주행 후 살균 작업을 진행하는 비대면 방역이 가능한 인공지능형 로봇이다. 로봇은 객실 내 총 세 지점에서 360도 회전하며 자율 주행하며, 객실당 약 10분가량 살균 작업을 한다.
◆실내에서 즐기는 VR AR 이색 체험 서비스도 나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사용하면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각종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다. VR 기기를 통해 객실 내에서 미국, 유럽 등 세계 곳곳의 풍경을 실감나게 관광하거나 AR 어플리케이션으로 야생 동물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고 기부 활동에 동참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기술 체험이 가능하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객실에서 즐기는 VR 여행 콘텐츠가 포함된 '필 더 웨스테인먼트 바이브'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와 협업을 통해 VR 기기와 랜선 여행 콘텐츠를 제공해 해외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객실 내에서 여행 기분을 낼 수 있다. 이외에도 DIY 칵테일키트, 엠앤엠 초콜릿 등을 함께 증정해 더욱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롯데호텔 서울이 럭셔리 비건 뷰티 브랜드 '샹테카이'와 손잡고 선보인 '2021 머스트 비 스트로베리 : 와일드 퓨처' 프로모션 기간에는 증강현실 속 코끼리와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사회 공헌 캠페인 '필란트로피 프로젝트'와 연계해 멸종 위기 코끼리 보호를 돕고자 마련한 이벤트로, 증강현실 속 코끼리와 촬영한 인증샷을 해시태그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에 공유하면 전 세계 SNS 게시물 수가 일정 수에 도달할 때마다 샹테카이가 동물 보호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한다.
AI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도 나왔다. 엠배서더호텔그룹은 지난해 3분기부터 '그루비'를 활용해 회원 가입 유도 캠페인을 진행하며 신규회원 가입률도 2배 상승시키는 등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루비'는 AI 기반의 개인화 타겟팅·상품 추천 기능이 장착된 마케팅 솔루션이다.
특히 올해 1월 초 회원 대상으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진행한 'M 호텔 스페셜 오퍼'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은 기간 대비 객실 예약 건수가 약 9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체험해보고자 호텔에 방문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서 체험형 AI 도입을 준비하는 프로젝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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