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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에 위협받는 카드사, 오히려 '오프라인' 강화해야


여신금융협회 '포스트 코로나시대, 여전사 당면과제 및 발전방향' 자료집 발간

 [그래픽=아이뉴스24 DB]
[그래픽=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언택트 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은 요즘,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제공하려는 '디지털 온리' 전략을 펴는 건 외려 카드사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직까지 '오프라인'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이 같은 차별점을 살려야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진혁 마스터카드 상무는 제9회 여신금융포럼 '카드사의 미래와 디지털 혁신 방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제9회 여신금융포럼은 2020년 12월 16일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유행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료집 발간으로 대체됐다.

◆ 디지털 전환은 기본, 오프라인까지 가져가야 차별화

김 상무는 코로나19가 결제 시장의 디지털화는 물론,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결제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플랫폼 생태계를 활용해 자체 결제 서비스 고객을 신속히 확보하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특히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산업의 등장은 카드사의 입지를 흔들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의 시행은 카드사 고객 접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며 "누구와도 공유하지 않았던 자사 회원의 소비 정보를 경쟁사에게 공개해야 하며, 카드 없이 소비자의 요청만으로 결제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체크카드와 매우 흡사한 계좌 기반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카드사는 디지털 전환 전략을 통해 대부분의 사업영역에서 점진적인 디지털화를 시도해왔다. 다만, 이러한 전략만으로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가 제안한 전략은 '오프라인 영역' 강화다. 아직까진 오프라인의 소비 규모가 더 큰 만큼,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제공하는 전략은 외려 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는 여전히 다양한 채널을 이용하기를 원하고 있고, 아직 오프라인의 소비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모든 것을 디지털로 제공하는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전략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채널·마케팅에 있어 일원회된 디지털 경험을 주력으로 제공하고 기존 레거시 체계를 유지하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디지털 채널, 더 이상 저렴하지 않다…데이터 필요성도 강조

채널 측면에선 중소 가맹점을 고객 마케팅 접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김 상무는 "오프라인 역량을 디지털 채널과 접목시키는 방안은 결국 오프라인 가맹점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중소 온·오프라인 가맹점에게 고객을 타게팅 할 수 있는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는 게 좋은 예"라고 말했다.

중소 가맹점에 단골고객 확보를 도울 수 있는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 플랫폼 등 고객과 오프라인 가맹점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찾는다면,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채널이 더 저렴할 수 있다. 김 상무는 "최근 신규 카드 고객 유치의 전장이 디지털 채널로 옮겨가면서 기존 오프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에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디지털 채널 비용은 더 이상 저렴하지 않으며, 디지털 채널 확대를 위한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인위적인 축소는 단기간 내 시장점유율의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품에도 디지털화가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카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카드사도 신규 디지털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특정 고객군 대상 틈새 상품이 아닌, 주력 상품 중 하나로 디지털 상품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다.

또 그는 "홈이코노미 관련 혜택이 대세가 됐는데, 이제 다양한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면서 코로나19 이후의 해외여행 수요에도 대비를 해야 한다"라며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홈이코노미 관련 혜택을 해외 특화 혜택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상품을 준비한다면 고객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해외 현지에서의 이용 혜택은 상당기간 온라인 플랫폼이 주기 어려운 차별화된 가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도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김 상무는 데이터는 신규 경쟁자들의 본업을 강화하거나 자체 생태계를 확장하는 도구로 사용되는데, 카드사는 이미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 모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지속적 수익 창출이 가능한 데이터 사업모델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자체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고 거기에 투자까지 늘리고 있는 신규 경쟁자에게 고객을 내주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규 경쟁자의 진입과 규제 완화로 인해 카드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라며 "지금이라도 카드사의 핵심 역량을 데이터 분석 역량으로 정의하고, 경쟁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향후 카드사는 지금과 같은 위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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