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도 수백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예정인 가운데 자사주 추가매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급락한 현대차, 현대모비스 주식 817억원이치를 사들여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바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은 현대차(2.62%), 기아(1.74%),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모비스(0.32%), 현대위아(1.95%), 이노션(2.00%), 현대오토에버(9.57%), 현대자동차 우선주(298주·0.00%) 등이다. 해당 회사들이 올해 지급할 배당금을 모두 합치면 정 회장은 약 570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3천원, 우선주 1주당 3천100원을 배당하는 가운데 정 회장의 배당금은 167억9천635만7천800원에 달한다.
1주당 1천원의 배당을 결정한 기아에서는 70억6천133만1천원을 받는다. 정 회장의 핵심 자산인 현대글로비스에서는 305억6천301만5천원(주당 3천500원)을 받게 된다.
지난해 처음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배당 리스트에 추가된 현대모비스에서는 12억1천503만6천원(주당 4천원)을 받는다.
이와 함께 현대위아에서 3억7천176만6천500원(주당 700원), 이노션에서 7억2천만원(주당 1천800원), 현대오토에버에서 15억750만원(주당 750원)을 수령하게 된다.
또한 정 회장은 지분 11.72%를 보유한 비상장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에서도 매년 10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의 올해 배당금은 7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당에는 고율의 세금이 붙는다. 10억원 초과의 배당금은 최고세율인 45%를 적용받는다. 정 회장이 700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면 세금을 납부한 뒤 수령하는 돈은 385억원이 된다. 여기에 정 회장이 받는 수십억원의 연봉을 포함하면 4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 쇼핑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총 817억원어치 매수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로 꼽힌다. 정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 회사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두 회사의 주가가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진 상황을 활용한 것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가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800억여원을 투입한 정 회장도 2배가 넘는 1천600억원 규모의 차익을 기록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지속적은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최근 주가가 급등한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 부회장이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대신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현대차그룹만 아직까지 순환출자 구조를 깨지 못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정 회장이 핵심 자산인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활용해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