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쿠팡의 미국 상장으로 국회까지 들썩이고 있다. 쿠팡처럼 한국 증시가 아닌, 해외 증시로 바로 진출하는 기업의 사례들이 반복될 것을 우려해 국내 상장 제도를 손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개선할 점을 살펴보겠다면서도 우리나라의 상장 규제가 미국보다 엄격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쿠팡의 상장 대성공은 환영할 일인데 왜 미국 뉴욕에서 상장하는가에 대한 우려하는 여론도 있는 것 같다"며 "제2, 제3의 쿠팡이 한국거래소를 패싱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냐"고 질의했다.
국내 상장 제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시장 규제가 강한 것이 리스크로 작용하기 때문에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상장 제도 문제에 대해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며 "적자나는 기업은 기술력을 평가받아 상장해야 하는데, 코스닥은 기술력만으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비해 코스피에는 없어서 이번에 한국거래소에서 기술력만 있으면 일정 규모의 기업은 상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고 밝혔다.
이어 "뉴욕이라고 해서 규제가 없는 것은 아니고, 한국에 없는 규제도 있다"며 "우리나라가 규제가 많다고 할 수는 없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증시 진출의 원인이 '차등의결권' 때문이냐는 질의도 나왔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가 경영권을 잃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로, 같은 1주라도 경영자의 주식이 일반 주식에 비해 더 많은 의결권을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차등의결 때문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쿠팡이 본인들 입장에서는 국내와 미국 등 어느 쪽에서 기업공개(IPO)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다 아무래도 규모가 큰 곳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 상장의 원인이 차등의결권의 문제인지, 아니면 상장 요건이 까다로운 것인지, 회사의 규모가 워낙 커서 큰 시장으로 간 것인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또다른 유니콘 기업이 성장하고 국내에서 상장해 국내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금융위 차원에서 노력할 점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증시에도 해외에서 들어온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 위원장은 "거꾸로 외국기업 중 국내에 상장한 사례도 22개가 된다"며 "외국기업도 많이 유치하고, 국내기업도 유치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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