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 ‘테라’를 잡기위해 국산 쌀로 만든 맥주 ‘한맥(HANMAC)’을 출시했다. 테라의 인기로 하이트진로의 업계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28일 광주공장에서 한맥을 첫 출고 했다고 1일 밝혔다. 한맥은 ‘고품질 국산 쌀’을 사용하며, 테라의 ‘호주 청정 맥아’에 국산쌀이라는 원재료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오비맥주 측은 한맥은 한국적인 맛을 내기 위해 우리 국민의 주식인 ‘쌀’을 함유해 깊이 있으면서도 깔끔함을 잃지 않은 상쾌한 풍미가 특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한맥 출시로 오비맥주가 테라에 빼앗긴 ‘녹색병’ 맥주시장 일부를 되찾아 오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맥주시장 절반가량을 오비맥주가 차지한 상황이라 오히려 한맥을 통한 자사 제품의 시장 쪼개기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한맥의 경우 카스 등과 비슷한 가격대 상품으로 ‘프리미엄’ 제품은 아니다. 또 2011년까지만 해도 국내 맥주 시장 1위는 하이트였지만, 2012년부터는 맥스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점차 점유율을 빼앗겼다. 새 브랜드 출시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감 탓에 오비맥주도 지난해 테스트 버전으로 출시했던 한맥에 그다지 자신감을 가지지는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해 7월 성수기를 맞아 한맥을 마트와 주점 등에 출시해 테스트 한 바 있지만, 당시 업계와 소비자의 반응이 적극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출시를 미루기도 했다.
반면 청정라거 콘셉트를 앞세운 테라는 지난 2019년 3월 출시돼 100일 만에 1억 병(330mL 기준) 판매를 돌파했고, 2020년 10월까지 13억병이을 판매했다. 또 하이트는 테슬라(테라+참이슬)와 테진아(테라+진로) 등 신조어를 만들며 마케팅에도 성공했다. 또 한맥은 테라처럼 녹색병을 사용해 차별화를 꿰했지만, 녹색 맥주병은 이미 국산 맥주에서는 테라가 수입맥주에서는 하이네켄, 칼스버그 등이 사용하고 있다.
2019년 한해 소비자는 맥주 구매에 3조810억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오비맥주의 카스가 1조1921억원을 차지해 전체에서 38.7%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트는 하이트와 테라로 각각 2417억원(7.8%), 2115억원(6.9%)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가 10여 년 넘게 압도적 격차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오비 역시 하이트진로의 테라 반응에 놀라며 맞수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맥의 경우 테라의 후발주자 성격이 있지만, 오비맥주의 탄탄한 유통망과 마케팅에 얼마만큼 집중하느냐에 따라 테라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헌 기자 kth82@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