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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8개월 만에 첫 반등 '슈퍼사이클' 시그널?…삼성전자·SK하이닉스 '예의주시'


8개월만에 D램 가격 반등…공급자 우위 시장 유지되며 실적에 긍정적 영향 줄 듯

[사진=삼성전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메모리반도체 중 하나인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간 거래 가격)이 8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장에선 이번 D램 가격 상승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일시적인 가격 반등만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엔 아직 무리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관련 업체들도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세 달 전 9%가량 폭락했던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11~12월 보합세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월에 소폭 올랐다. PC용 D램(DDR4 8Gb 2133MHz)의 경우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월 평균 3.0달러로 전달보다 5.26% 상승했다. 지난해 5월과 6월 3.31달러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의 첫 상승이다.

앞서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7월 전월 대비 5.44% 감소한 후 9월까지 3개월간 3.13달러를 유지하다 4분기가 시작된 10월에 다시 9%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코로나 사태를 대비해 D램 주문을 늘렸던 서버 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재고 정리에 들어갔던 영향이 컸다. 또 미국 상무부 제재에 따라 지난해 9월 중순부터 화웨이가 메모리 반도체 구매를 중단하며 10월에 공급이 초과된 것도 주효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되찾으면서 12월 D램 고정거래가격 역시 전달과 같은 2.85달러를 기록하며 서서히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1월 기록한 연중 최저점인 2.84달러에 근접한 수치였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D램 현물가격이 껑충 뛰어 오른 모습을 보여 시장에선 고정거래가격도 조만간 상승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현물가격이 보통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공급 업체들도 지난해 말부터 PC 업체들에게 제품을 파는 데 소극적으로 움직이며 가격 상승에 대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되찾으면서 고정거래가격이 서서히 안정세를 보였다"며 "12월부터 현물가격도 크게 오른 모습을 보여 올해 1월부터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PC D램 1월 고정거래가격 [표=D램익스체인지]

시장에선 주요 구매자인 서버업체들이 재고 정리를 끝내고 최근 주문을 다시 늘리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말 D램 가격 하락으로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버 고객들의 재고 조정이 지난해 4분기까지 지속됐고, 올해 상반기부터 이들의 재고가 건전화되는 모습"이라며 "특히 작년 하반기에 D램 추가 구입을 꺼렸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대형 서버 업체들이 투자를 다시 시작한 데다 5G 스마트폰을 본격 출시하고 있는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D램 가격은 더 오를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수요가 점차 강세를 보임에 따라 D램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1월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은 본격적으로 수요가 올라가며 가격이 상승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D램 제조업체들 역시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서버 시장에서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모바일에서는 5G 인프라 확대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주요 응용처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내에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말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5G 모바일 제품 출하량이 2억5천만 대에서 5억 대로 증가할 것"이라며 "5G 점유율 경쟁 심화로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현상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D램익스체인지를 운영하는 트렌드포스도 코로나19 여파로 노트북 등 IT 기기의 수요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 1분기에 D램 평균 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최대 10%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분위기 탓에 시장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D램 제조사들의 올해 실적을 두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SK하이닉스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장에선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30% 증가한 46조6천780억 원,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을 10조 원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변되는 메모리 시장에선 반도체 가격이 상승해 기업들 실적이 좋아지면 메모리 업체들이 투자를 확대해 공급이 급증하고 실적이 악화되는 사이클을 밟고 있다"며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내내 D램 가격 하락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줄였고, 이에 따라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이번 D램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일지, 앞으로 지속될 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며 "시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정도로 볼 수는 있지만 영업이익이 50%까지 치솟았던 2016~2018년과 같은 슈퍼사이클이 다시 오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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