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하자 우리은행과 케이뱅크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 우리은행은 주요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5천만원으로 줄일 예정이고, 케이뱅크는 금리를 올렸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우리직거래직장인대출' '우리스페셜론' 등 주요 10개 마이너스통장 상품의 최대 한도를 5천만원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신규 신청이나 한도 증액 분에만 적용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해 12월 11일부터 한도 소진을 이유로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 대출' 판매를 중단해오다가 지난 7일부터 다시 재개했다. 다만 한도는 기존 1억원에서 5천만원으로 축소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다른 상품들의 한도도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각각 0.2%포인트(p), 0.1%p 인상했다. 최대한도는 각각 2억5천만원, 1억5천만원으로 종전 수준을 유지했다.
두 은행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서게 된 배경엔 급증하는 신용대출 증가세를 꼽을 수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더해 은행권의 강도 높은 규제가 더해지면서 지난 해 12월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43억원 줄어든 133조6482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연초 자율규제가 풀리자 다시 급증했다. 지난 21일 기준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134조9천5583억원으로 지난 연말 대비 약 1조3천억원 늘었다.
특히 마이너스 통장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개설된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개설건수는 3만1천305건으로 영업일 평균 2천236건 정도 만들어졌다. 지난 해 12월 31일 개설 건수인 1천48건대비 두 배 이상 많다.
통상 마이너스통장은 당장에 쓸 계획은 없지만, 미래를 위해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권이 최근 마이너스 통장 급증세를 은행이 언제 또 조일지 몰라 받는 '패닉 대출'로 해석하는 이유다. 또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신용대출 원금분할상환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최근 들어 수요가 더 몰린 것도 이번 조치에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22일부터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직장인 신용대출의 최대 한도는 기존 1억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엘리트론Ⅰ·Ⅱ' 등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4개 상품의 최대 한도를 5천만원씩 줄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신용대출, 특히 마이너스 통장이 수요가 높아지다 보니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다들 조이는 분위기"라며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정말 필요한 분들만 받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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