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이노텍이 위치 인식 정확도와 보안성을 높인 '디지털 키 모듈'을 개발하며 차세대 차량 통신부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구광모 회장이 미래사업으로 낙점한 전장사업에 LG이노텍도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LG이노텍은 위치 인식 정확도와 보안성을 높인 차량용 '디지털 키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디지털 키 모듈'은 차량에 탑재해 자동차와 스마트폰 간 무선 데이터 송수신을 가능하게 하는 통신 부품이다.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키다. 운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차량 제어는 물론 주행거리, 연비, 타이어 공기압 등 차량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디지털 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고, 트렁크 개폐 등 특정 기능만을 허용할 수도 있다. 열쇠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자동차 키를 잃어버릴 염려가 없고, 스마트폰이 자동차 내부 있어야 운전이 가능해 차량 도난 위험이 적다.
최근 카셰어링, 렌터카 등 차량 공유 산업이 성장하며 디지털 키 모듈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키 적용 차량은 2020년 630만 대에서 2025년 2천890만 대로 3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존 디지털 키 모듈은 스마트폰 위치 인식 정확도가 떨어지고 통신 해킹 등 보안 성능 우려로 적용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LG이노텍이 개발한 '디지털 키 모듈'은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인 UWB(초광대역) 기술과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적용해 위치 인식 정확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자체적인 통신 해킹 방지 기술로 보안성을 강화한 것도 장점이다.
LG이노텍의 '디지털 키 모듈'을 차량에 적용하면 기존 대비 약 5배 정도 더 정확하게 스마트폰 위치를 감지할 수 있다. 스마트폰 위치와 모듈의 인식 위치 간의 오차범위를 기존 50cm에서 10cm 이내로 줄인 것이다. 기존 모듈이 5m 떨어진 곳에 있는 스마트폰을 4.7~5.2m 사이에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면 이 모듈은 4.9~5m 이내에 위치한 것으로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LG이노텍은 BLE(저전력 블루투스) 대비 거리와 방향 정확도가 높은 UWB 기술을 사용했다. 여기에 고유의 무선 통신 안테나 설계 기술과 독자 개발한 위치 측정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디지털 키 모듈'이 스마트폰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수록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 구현이 가능하다. 운전자의 스마트폰 위치를 인식해 운전석 차문만 미리 열어 둘 수도 있고, 자동으로 시동을 걸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주행 환경도 제공한다. 여러 명이 자동차 한 대를 함께 쓰는 경우 개별 스마트폰 위치를 인식해 운전석 시트나 사이드 미러 등을 해당 운전자에 최적화해 자동 세팅한다. 같은 디지털 키를 가진 여러 명이 한꺼번에 탑승해도, 현재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군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보안성을 높였다. 자체 개발한 통신 해킹 방지 기술을 적용해 차량-스마트폰 간 통신 조작이나 전파 방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분실이나 디지털 키 해킹으로 인한 차량 도난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이유다.
작은 크기도 이점이다. 초정밀·고집적 기술로 클립 한 개 크기 모듈에 RF(무선 주파수) 소자, 파워 블록 소자 등 60여 개 부품을 모두 담았다. 콤팩트 한 크기로 차량 내외부 어디에나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글로벌 디지털 키 표준화 단체인 '카 커넥티비티 컨소시엄(CCC)'의 최신 표준을 따랐기 때문에 국가, 지형, 차종에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이 컨소시엄의 핵심 멤버로,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 통신사업자,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함께 디지털 키 표준화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디지털 키 모듈'로 차세대 차량 통신부품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22년 양산을 목표로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및 차량 부품사 대상의 프로모션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인수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담당 상무는 "디지털 키 모듈을 활용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 구현이 가능할 것"이라며 "운전자에게 편리하고 안전하며 즐거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 부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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