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소액주주 측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설범 회장 등 대한방직 현 경영진이 임시주주총회에서 치열한 표 대결 끝에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소액주주 측은 22일 "설 회장 측이 위장계열사와 차명주식의 의결권을 행사한 결과"라며 추가적인 소송과 함께 3월 정기주주총회 때 다시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대한방직 임시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측이 제안한 설 회장과 김인호 대표이사, 박석길 사내이사 등 대한방직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이 결국 부결됐다. 소액주주 측의 사내·사외 이사 선임안도 모두 부결되며 설 회장 등 현 대한방직 경영진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소액주주 측의 주주제안으로 소집됐다. 소액주주 측은 "설 회장이 횡령·배임 행위와 차명주식 보유를 통해 회사에 끼친 손해가 막대하다"며 "경영진을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 측이 표 대결을 예고하자 임시주총을 앞두고 설 회장 측도 반격에 나섰다. 설 회장 등 경영진은 "소액주주 측은 과거 주주였던 법인의 의결권 행사 등에 현직 임원들이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소액주주 측 이사후보자들은 지난해 3월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10% 미만의 찬성으로 부결된 이사 후보자들로서 부결된 날부터 3년 내에 다시 제안하는 경우 이는 증권거래법과 상법에서 반복제안을 금지하는 법의 취지를 잠탈할 우려가 있다"며 현 경영진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는 소액주주와 설 회장 양측에서 약 314만주의 의결권이 행사되며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졌다. 대한방직 전체 보통주(359만1천482주)의 87%에 달하는 규모다.
소액주주 측은 위임 받은 의결권을 모두 포함해 약 114만 주의 의결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설 회장 측에서 약 200만 주의 의결권을 행사하며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설 회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5.61%(135만7천606주)다. 설 회장 측은 여기에 의결권 위임으로 약 75만 주의 의결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날 임시주총은 설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남은 상태다.
소액주주 측은 설 회장 측이 위임 받은 75만 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기혁 소액주주 대표는 "이날 설 회장 측이 위임 받았다고 하는 75만 주는 지난 5일 경찰청에 고소한 위장계열사와 차명계좌 지분이기 때문에 무효이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소액주주 측은 지난 5일 소액주주 측은 지난 5일 대한방직 설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등 총 31명을 대상으로 "차명계좌를 통해 지난 2017년 11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불법적인 의결권을 행사하고 경영권 방어에 활용했다"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에 고소하기도 했다.
강 소액주주 대표는 "이번 임시주총 결정 취소 소송은 물론 설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을 대상으로 '업무상 배임 등'으로 주주대표소송을 추가로 제기할 것"이라며 "3월 정기주주총회 때 다시 현 경영진의 해임안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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