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첫 3000시대를 열었지만 공매도 재개 여부와 금리 변수 등의 우려로 빚을 내서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이 반대매매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증시가 호황을 맞으면서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현상이 과열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종목에 대한 개인의 신용잔액(주식을 담보로 증권사 등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지난 19일 기준 21조2천637억원까지 불어났다. 신용잔액은 올해 들어 꾸준히 늘어나더니 지난 7일 기준 20조원을 넘어선 뒤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잠재적 반대매매 물량인 신용거래 잔액은 새해 들어서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만약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반대매매 물량과 함께 이를 막기 위한 개인 투자자들의 다른 종목 손절(손실을 감수하고 파는 것) 물량이 쏟아져 연쇄적 폭락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 주식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면서 개인들은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14조2천374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가 14조2천650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은 592억원 사들이는데 그쳤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등하자 시장에서는 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증시 조정 요인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유동성 축소와 공매도 재개가 꼽힌다. 만약 조정 요인에 따라 증시의 조정폭이 예상보다 크고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개인들은 당장 반대매매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주식담보대출은 적용된 담보 비율 이상으로 계좌 내 평가액을 유지해야 하며 담보 비율 이하로 평가액이 떨어지면 대출기관이 반대매매를 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 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는 주가가 상승하면 시장 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일반적인 현금 거래에 비해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장사 신용잔고율 평균은 1.88%에서 1.98%로 증가했다. 금액별로는 셀트리온의 신용잔고금액이 6천71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4952억원)가 2위, 현대차(3108억원), 신풍제약(2197억원), 카카오(1992억원)가 뒤를 이었다.
코스닥 신용잔고율의 경우 코스피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잔고율 평균이 같은 기간 3.22%에서 3.34%로 늘었고 셀트리온헬스케어(5천675억원) 씨젠(3천8억원) 셀트리온제약(1천612억원) 제넥신(1천147억원) 에이치엘비(1천25억원) 등 바이오주가 잔고금액 상위를 차지했다.
만약 증시가 공매도 재개 등 일부 악재로 인해 조정을 받으면 반대매매가 본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 다른 종목을 손절매해 대출을 갚는 상황도 빈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이은 투매로 증시 전체가 휘청거릴 수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을 통한 주식 매수는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단기 주가 급등은 이후 단기 반전의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용 활용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