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5거래일간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총 817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 모두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을 지난해 3월 19일 13만9천주(취득단가 6만8천435원), 20일 6만5천464주(6만8천567원), 23일 28만5천517주(6만8천646원), 24일 5만7천464주(7만3천291원), 25일 3만3천888주(8만1천463원) 등 총 58만1천333주를 사들였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같은 해 3월 19일 7만2천552주(13만789원)를 시작으로 20일 3만3천826주(13만2천825원), 23일 15만561주(13만3천724원), 24일 2만9천770주(14만1천901주), 25일 1만7천50주(16만1천692원) 등 총 30만3천759주를 매수했다.
당시 주식 거래로 정 회장의 현대차 주식 수는 501만7천443주(지분율 1.81%)에서 559만8천776주(2.02%)로 증가했다. 또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를 확보하면서 처음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주식 매수에 투입된 비용은 현대차 406억원, 현대모비스 411억원 등 총 817억원이다.
이후 현대차그룹 주식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급성장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정 회장이 주식을 매수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 가치는 2천400억원 수준으로 불었다. 1천700억원 가까운 시세 차익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이달 18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차 주가는 24만1천원, 현대모비스는 32만3천500원이다. 정 회장 매입 당시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살펴보면 현대차 주식은 243%, 현대모비스는 137%를 기록한 수치다.
정 회장이 주식 매수를 시작한 지난해 3월 19일은 현대차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날이다. 이날 정 회장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 매수에 나섰던 것이 천문학적인 평가차익을 안겨준 셈이다.
정 회장이 해당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주식을 현금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향후 그룹 지분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해당 주식의 존재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정 회장은 이들 세 회사의 보유지분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정 회장의 보유 지분은 현대차(2.62%), 기아차(1.74%),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모비스(0.32%), 현대위아(1.95%), 이노션(2.00%), 현대오토에버(9.57%), 현대자동차우(298주·0.00%) 등이다. 지분 가치로 보면 현대글로비스가 1조6천억원 규모로 가장 크고, 현대차 1조3천500억원, 기아차 5천억원 규모다.
한편 정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지난 8일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애플이 전기차 생산 협력을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 관련주가 모두 급등한 효과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