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1'이 숨 가쁜 여정을 마무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열기는 덜 했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 기술을 통해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엿볼 수 있는 장이 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차별화된 혁신 기술로 주목받았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지난 11일(미국 현지 시간) 개최한 'CES 2021'은 14일 막을 내린다. 이번 CES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됐으며, 디지털 부스는 폐막 후에도 약 한 달간 오픈된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활기는 예년 같지 못했다. 올해 CES 참가 기업 수는 1천961곳으로, 지난해 (약 4천400개)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 중국 기업 대다수가 빠진 영향도 있었지만, 구글, 현대차, 도요타 등 굵직한 업체들도 대거 불참한 탓이다.
◆코로나19로 중요해진 '집'…진화된 TV·가전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요 업체들도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TV와 가전을 앞다퉈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비스포크' 냉장고부터 '더 프레임', '더 프리미어' 등 라이프스타일 TV를 소개했다. 또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마이크로 LED TV'를 내세워 기술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가전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인텔의 AI 솔루션이 탑재된 로봇청소기 '삼성 제트봇 AI'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딥러닝 기반으로 100만 장 이상의 이미지를 사전에 학습하고 주요 장애물과 가전제품, 가구 등을 인식한다.
3D 센서를 탑재해 기존의 2차원 센서로는 감지하지 못했던 높이가 낮은 물체, 복잡한 구조물의 형상을 인식하고 1m 이내에 있는 장애물의 거리와 형상을 인식해 미리 피할 수 있게 해준다. 라이다 센서의 경우 집 안에 있는 사물을 분석해 자신의 현재 위치를 인식하고 공간에 대한 지도를 생성한다.
AI,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도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싱스 앱을 활용해 식재료 구매부터 조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인 성향에 맞춰 관리해주는 '스마트싱스 쿠킹', '제트봇 AI'의 AI 기술과 카메라, 센서를 활용한 삼성전자 최초의 반려동물 관리 서비스 '스마트싱스 펫' 서비스가 소개됐다.
LG전자는 건강·위생 기능과 디자인을 강화한 프리미엄 가전과 OLED 소자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올레드 TV 신제품 '올레드 에보(OLED evo)'를 선보였다. 올레드 에보는 빛의 파장을 정교하게 구현해 기존 올레드 대비 더 선명하고 밝은 화질을 보여준다.
LG전자가 내세우고 있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도 주목을 받았다. LG 오브제컬렉션은 주방, 거실, 세탁실 등 집안 곳곳에서 사용하는 가전들을 일체감 있는 디자인으로 구현해 집안 인테리어와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한층 업그레이드한 지능형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LG 씽큐 앱도 함께 소개됐다. 이번 CES에서는 글로벌 식품 업체와의 잇단 협력을 발표했다. LG전자는 LG 씽큐 앱을 이용해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식품 업체인 네슬레, 크래프트 하인즈 등과 협력에 나설 계획이다.
◆일상으로 들어온 AI·로봇…미래 기술 한눈에
삼성전자는 '삼성 제트봇 AI' 외에도 연구 중인 로봇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삼성봇™ 핸디'는 이번 행사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스스로 물체의 위치나 형태 등을 인식해 잡거나 옮길 수 있으며, 식사 전 테이블 세팅과 식사 후 식기 정리 등 다양한 집안일을 돕는 데 유용한 미래 가정용 서비스 로봇이다.
지난 'CES 2019'에서 처음 공개한 '삼성봇™ 케어'의 업그레이드 버전도 선보였다. 새로운 삼성봇™ 케어는 기존의 노약자 케어 외에도 다양한 가족 구성원으로 범위를 확대해 일정관리·헬스케어·교육·화상 미팅 등 개인별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쇼핑몰·음식점 등에서 주문과 결제는 물론 음식 서빙도 지원하는 '삼성봇™서빙' ▲고객 응대 로봇 '삼성봇™ 가이드' ▲웨어러블 보행 보조 로봇 '젬스(GEMS)' 등에 꾸준한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상인간 '김래아'를 깜짝 공개했다. 래아는 LG전자의 CES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직접 다양한 제품을 소개했다. 래아는 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인간으로 최근까지 딥러닝 기술을 통해 3D 이미지를 학습해왔다.
LG전자는 지난해 한국전자전에서 처음 공개한 '클로이 살균봇'도 공개했다. 클로이 살균봇은 UV-C(Ultraviolet-C) 램프를 이용해 세균을 제거하는 로봇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실험에서 UV-C 램프는 50㎝ 이내의 거리에 있는 대장균을 99.9% 살균했다. 이 로봇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회피 기술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실내 공간을 누비며 사람의 손이 닿는 물건들의 표면을 살균한다.
◆'미래 먹거리' 키우기 가속…전장사업 확대에 '집중'
자동차 전장 사업은 IT 기업들의 잇단 진출로 급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CES 개막에 앞서 '하만 익스플로어 2021' 행사를 열고, '디지털 콕핏 2021'을 공개했다. '디지털 콕핏'은 삼성전자의 ICT 기술과 하만의 전장 기술이 집약된 장치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적용한 TCU(차량용 통신 장비) 기술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5G mmWave(초고주파)'를 구현했다.
LG전자는 'LG 미래기술대담'을 통해 전장 사업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LG전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알루토'를 이달 27일 출범할 계획이다.
알루토는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 등을 포함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인다. 양사는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룩소프트의 글로벌 영업채널 등 각사의 강점이 시너지를 내면 웹OS 오토 플랫폼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를 비롯해 다수의 업체가 참석하지 않은 가운데 GM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270억 달러를 투자하고, 30여 종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는 '에브리바디 인'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교통사고 제로·탄소 배출 제로·교통 체증 제로 등 '3 제로'를 미래 모빌리티 비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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