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은혁 기자] 코스닥지수가 '1000 시대'를 눈앞에 뒀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던 코스닥이 개인투자자들 순매수에 힘입어 닷컴버블 시기였던 200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선 올해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변동성이 큰 제약·바이오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다수 포진된 점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코스닥지수는 968.42에 마감, 닷컴버블이 붕괴되던 2000년 9월15일의 992.5포인트 이후 2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살펴보면 개인투자자가 16조3천174억원을 순매수해 전년 대비 158.7% 증가했다. 개인투자자 거래비중도 88.2%로 작년보다 3.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0조4천751억원, 1천476억원을 순매도하며 비중이 줄어들었다. 사실상 개인투자자가 지수를 이끌었다.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해 삼성증권, KTB투자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향후 코스닥 상장사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돌아오면서 저평가된 코스피 우량주들을 사들였기 때문에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흐름을 보였다"면서 "하지만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이익증가율은 45% 정도로, 올 상반기 코스닥은 1000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 특성상 코스피와 달리 종목별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코스닥시장 내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비중이 지난 2019년 28.1%에서 지난해 35.0%로 높아진 것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수혜를 입으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또 2018년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는 제약·바이오 종목이 3곳(셀트리온헬스케어·에이치엘비·헬렉스미스)이었으나 작년 말 기준으로 5곳(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씨젠·알테오젠·에이치엘비)로 늘었다. 바이오 종목이 포함된 유통업종은 작년 말 대비 100.8% 급등해 가장 많이 올랐다. 제약업종도 83.7% 올라 뒤를 이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제약 관련주가 급등한 이유는 수급에서 찾을 수 있다"며 "제약주 주력 매수세력은 개인투자자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장의 유동성은 많고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성장주는 없어 제약주로 몰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약주의 동반 강세는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지만 대다수 국내 중상위 제약사의 신약개발 역량이 아직 해외시장에 내놓을 만하지 못하다"며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당분간 중대형 제약주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고평가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류은혁 기자 ehryu@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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