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중·화학 업계의 내년 경영 키워드로 친환경 경영, 배터리가 떠올랐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화학 업체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코로나19로 타격받은 기존 사업 외에 신사업을 개척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석유·화학, 철강 업체들이 내년 경영 포부로 친환경 경영을 내세웠다. 신사업 분야에선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친환경 경영에 초점을 맞춰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가치(SV) 담당조직을 ESG 전략실로 확대 개편했다. 또 SK이노베이션 산하 SK에너지는 친환경 프로젝트 담당을, SK종합화학은 '그린 비즈 추진 그룹'(플라스틱 순환경제 완성을 위한 신규사업 총괄)을, SK루브리컨츠는 '그린 성장 프로젝트그룹' 등을 신설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2021년은 현재의 위기 극복은 물론, 친환경 중심의 신성장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그린밸런스2030을 완성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탄소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50년에는 지난해 대비 약 7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678만톤에 달했던 탄소 배출량을 2050년 499만톤으로 179만톤 감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2024년까지 현재 보유 중인 3기의 중유보일러를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로 교체한다. 한전 등 외부에서 공급받는 전력도 2050년까지 전량 신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체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2030년까지 달성할 목표 '비전2030'에 '클린'을 명시해 친환경 경영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수소, 연료전지 등 신사업 분야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중·화학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러시도 이어질 예정이다. 배터리 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양극재와 음극재 등의 배터리 소재사업은 물론 리튬, 니켈 및 흑연 등의 원료 사업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원료인 고순도니켈의 생산을 추진키로 했다. 철강 생산 공정에서 활용해 온 쇳물 생산과 불순물 제거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고순도 니켈 제련 공정을 개발하는 데 투자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배터리 소재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그룹사 증자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포스코도 여기에 5천4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한화토탈은 충남 대산공장에 배터리 분리막 소재로 사용되는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설비 증설에 400억원을 투입했고, 연말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원활하게 이를 생산하기 위해선 소재 중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배터리 업체들의 소재 수급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에 소재에 투자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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