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전장사업이 5년간의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적자 속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먹거리'로 키운 성과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내년 실적이 큰 폭 개선되며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2013년 신설된 VS사업본부(구 VC사업본부)는 출범 초기 외에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767억 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7년 1천69억 원, 2018년 1천198억 원, 2019년 1천9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 자동차 업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적자 폭은 더욱 커졌다. VS사업본부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3천655억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간으로는 적자 규모가 4천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는 10억~3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당장 큰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적자 규모를 생각하면 실적이 대폭 개선되는 셈이다.
앞서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CES 2020'에서 "전장사업에서 매출이나 원가율을 바탕으로 추정할 때 2021년도에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전장사업에 꾸준히 힘을 쏟은 결과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 부문에서 가전에 이어 전장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에만 전장사업에 6천293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 역시 6천7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018년에는 ZKW 지분 인수로 인해 투자 규모가 1조7천198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ZKW를 약 1조4천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는 LG그룹 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ZKW는 전장 사업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통한다. 실제 ZKW는 지난해 전장 부품 특허와 관련해 오스트리아에서 1위, 유럽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사업 모델 발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적자 속에도 수주 잔고는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수주 잔고는 지난 2018년 41조 원, 지난해 53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60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있다. LG전자는 3분기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19.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17.0%) 대비 2.2% 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모습이다. 디스플레이 오디오 및 내비게이션(AV/AVN) 점유율은 6.8%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스마트폰과 전장 부문의 손익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전장 부문은 고객사의 전기차 프로젝트 본격화에 따른 부품 공급 증가로 회사의 세 번째 규모의 사업군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분기 흑자전환과 함께 손익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VS 부문 매출은 2021년 27.1%, 2022년 25.9%, 2023년 12% 증가해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2021년 3분기 흑자 전환과 연간 흑자전환이 추정된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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