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등 5개사 구광모 품 떠난다…구본준 계열 분리 공식화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상사 등 5개사가 LG그룹에서 나와 구본준 ㈜LG 고문의 품에 안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전자·화학·통신을 중심으로 '뉴 LG'의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중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는 4개 회사를 자회사로 하며,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가 약 0.912, ㈜LG신설지주가 약 0.088이다. 내년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 출범한다.

㈜LG신설지주는 새로운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구본준 LG 고문과 송치호 LG상사 고문,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사내이사로,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또 김경석·이지순·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는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번 계열 분리는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영역을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설 지주회사의 경우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LG는 지난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하고,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해왔다.

LG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는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