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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家 구본혁, 자진 사임 10개월 만에 CEO 재선임…3세 경영 속도


구본혁, 1년간 경영수업 후 예스코홀딩스 수장으로 컴백…구본규·구동휘 전면 배치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CEO 사장 [사진=LS그룹]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CEO 사장 [사진=LS그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말 LS그룹 오너 일가 3세 중 처음 CEO 자리에 올랐다가 올해 1월 자진 사임했던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이 10개월 만에 다시 CEO로 선임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부사장은 올 초 CEO에 취임한 지 열흘만에 "경영 수업을 더 받겠다"고 밝히며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24일 LS그룹에 따르면 구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과 함께 예스코홀딩스 CEO에 재선임됐다. LS그룹은 LS, 예스코홀딩스, E1 등 사실상 세 개의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 사업을 하는 '예스코'와 해외자원투자사 '예스코 에너지(Yesco Energy)', 사업지원 서비스사 '한성' 등 기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매출 대부분은 가스 관련 사업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가스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한다.

이번에 예스코홀딩스 수장 자리에 오른 구 사장은 고(故)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으로, LS그룹 오너일가 3세 중 가장 나이가 많다. 1977년생인 구 사장은 국민대 국제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 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으며 지난 2003년 LS전선에 입사했다. 이후에는 LS 경영기획팀, LS-니꼬동제련 지원본부장, 사업본부장,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사진=KPGA]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사진=KPGA]

현재 예스코홀딩스 회장은 구 사장의 삼촌이자 고 구자명 회장의 동생인 구자철 회장으로, LS그룹의 경영 수업 방침에 따라 구 사장 역시 LS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를 거쳤다.

다만 구 사장은 지난해 말 LS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예스코홀딩스 CEO로 선임됐지만 올해 1월 취임 열흘 만에 사의를 표했다. 당시 LS니꼬동제련 부사장을 하다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예스코홀딩스 CEO로 적응할 새도 없이 곧 바로 선임됐고, 이에 새로운 업무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또 구 회장은 당시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으로 취임하며 구 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넘기려 했지만, 구 사장이 구 회장의 경영 노하우에 대해 더 배우고자 했던 의지도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 사장은 1년간 경영 수업을 더 받겠다고 자처하며 물러났다. 이후 예스코홀딩스는 구자철 대표 체제로 다시 유지돼 왔었다. 대신 구 사장은 회사 내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는 미래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업무 능력을 키워왔다.

또 구 사장은 1년간 예스코홀딩스와 LS 지분도 계속 사들였다. 구 사장의 예스코홀딩스 지분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0.01%에 불과했으나, 올해 9월 말 기준 0.39%로 늘었다. 구 사장의 두 딸인 구소영·다영 양도 지분율이 각각 1.26%에서 1.53%로 상승했다. 구 사장이 소유한 그룹 지주사인 LS의 지분율도 작년 연말 1.42%에서 11월 현재 1.61%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일각에선 구 사장이 또 다시 대표 자리를 내놓는 것이 아닐 지를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LS그룹 측에선 그럴 가능성이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1년간 경영 수업을 제대로 받았던 데다 오너일가 3세 중 가장 먼저 LS그룹에 합류해 실력을 쌓아왔던 만큼 앞으로 예스코홀딩스 대표로서 활발히 활동을 펼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 사장은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육성했다는 평을 받아 이번에 예스코홀딩스 CEO로 선임됐다"고 말했다.

구본규 LS엠트론 CEO 부사장 [사진=LS그룹]
구본규 LS엠트론 CEO 부사장 [사진=LS그룹]

또 이번 인사에선 구 사장 외에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LS 전무가 주요 계열사에 전면 배치되면서 LS그룹의 3세 경영 체제 구축도 한층 더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전선과 금속 부문이 계열 분리돼 설립된 곳으로,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명예회장이 공동 경영을 해왔다.

이후 ▲구태회 명예회장 아들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구자엽 LS전선 회장-고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구평회 명예회장 아들인 구자열 LS그룹 회장-구자용 E1 회장-구자균 LS산전 회장 ▲구두회 명예회장 아들인 LS엠트론 회장 등이 사촌경영 방식으로 그룹을 공동 경영하는 체제를 유지했다.

구동휘 E1 COO 전무 [사진=LS그룹]
구동휘 E1 COO 전무 [사진=LS그룹]

이 같은 체제 속에 이번 인사에서 오너 집안의 3세들이 주요 자리에 오르자 재계에선 LS그룹이 세대교체를 통해 내년부터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했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부사장은 LS엠트론 경영관리 COO 등을 거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LS엠트론 CEO에 선임됐으며, 구자열 현 LS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동휘 전무는 액화석유가스(LPG) 계열사인 'E1'으로 이동해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게 됐다.

특히 구동휘 전무는 지주회사인 LS를 떠나 이번에 E1으로 자리를 옮겨 주목 받고 있다. E1은 구 전무의 작은아버지인 구자용 대표이사 회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구 전무는 2013년 우리투자증권에서 나와 LS일렉트릭 경영전략실 차장, 중국 산업자동화 사업부장을 거쳐 ㈜LS에서 밸류매니지먼트 부문장을 맡아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 가치를 진단하고 미래 가치를 분석하는 역할을 해왔다. 또 올 들어 ㈜LS 지분을 계속 매입하며 2.21%에서 2.99%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LS그룹 2세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3.63%)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으며, 구자열 LS그룹 회장(1.87%),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2.25%) 등을 앞선다. LS그룹 오너일가 3세 중에선 가장 많다.

재계 관계자는 "구 전무의 경우 기존에는 ㈜LS에서 사업부문만 담당했지만, 사업 능력을 인정 받아 이번에는 CEO 바로 아래인 COO로서 E1의 경영을 총괄하게 됐다"며 "그 동안 구 전무가 그룹 내에서 쌓은 경험과 사업가치 진단 및 운영 능력 등을 E1에도 적용해 차세대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재계 주요 그룹들이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등 경영 환경의 변화로 오너 3·4세들을 전면 배치하는 움직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LS그룹도 3세들이 중심돼 경영에서 역할과 무게감을 키워 나가며 그룹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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