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되면서 정유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국내 정유 업계는 하반기들어 비용절감으로 상반기보다 실적을 개선했지만 코로나19로 항공유 등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4분기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9달러를 기록했다. 9월 다섯째 주부터 1~2달러를 유지했던 정제마진이 다시 1달러 밑으로 떨어진 셈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용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이다. 정유사들은 하반기 석유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부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당 4∼5달러는 돼야 수익이 난다고 보기 때문에 정유사들의 수익성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유럽 지역의 코로나 재확산, 미국내 휘발유 재고 증가 및 동절기 진입으로 글로벌 수요가 부진하다"며 "백신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 전 세계의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평균 약 9천626만배럴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는 OPEC이 한 달 전 발표한 것보다 하루에 약 30만배럴 줄어든 수치다.
OPEC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럽 국가들의 봉쇄 조처가 석유 수요 회복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계는 4분기 이후를 기대했지만 3분기까지 상황보다 나아진다고 예상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총 영업이익은 약 2천900억원이고 이중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만 흑자를 봤다. 상반기 적자 규모가 5조원에 달했던 걸 감안하면 정유 4사 모두 연간 흑자도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앞으로 실적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윤활유 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직원들끼리 영업이익에 0이 하나 더 붙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자조한다"며 "비용 절감에도 한계를 느끼고 있고, 코로나19가 소강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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