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금융권 맏형 격인 은행연합회장 선출이 임박했다. '관피아' 여론을 의식한 듯 1차 후보군엔 민간 출신 후보가 대거 포함됐지만, 결국 당국의 입김을 막아줄 수 있는 힘 있는 후보들이 선출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날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지난 17일 회의를 열고 1차 후보군(롱리스트)를 추렸다. 롱리스트에는 가나다 순으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민병두 전 국회의원,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대훈 전 농협은행 행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회의에선 별도의 숏리스트 선정 작업 없이 바로 최종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영 현 회장의 임기가 오는 30일까지라 시간이 많지 않아서다. 앞서 김 회장은 이날 주한 아세안대사 만찬 간담회가 예정돼 있어 선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으나, 지난 2017년 김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된 당시에도 '주한 아세안국가 대사 초청 만찬 간담회'가 열렸다.
롱리스트에 포함된 인물 가운데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이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 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쳐 지난 2018년 4월부터 NH농협금융 회장을 맡고 있다. 공직에 입문했다는 점에서 '관 출신'으로 분류되지만,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만큼 '관피아' 비판 여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김 회장은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27회 동기이기도 하다.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금융회사 종사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히나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며 금융 소관인 정무위원회에서 8년 간 활동한 만큼 은행권 현안을 잘 알고있다는 평이 나온다.
민 전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회 정무위원장을 하면서 은행의 '넥스트'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고 대안을 제시해 왔다"라며 "보다 능동적인 협회 활동을 통해서 금융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의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은 막판 부상 중인 후보다. 김 전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전체 후보 중 가장 젊다.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총괄 부행장, 하나은행장을 거쳐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직을 수행했다. 김 전 회장은 KB금융 회장 숏리스트에도 올랐는데 공교롭게도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도 과거 KB금융 회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신 전 사장은 1967년 산업은행에 입행해 신한은행 상무, 신한은행장을 거쳤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같은 군산 출신이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은 지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민 전 행장은 은행연합회와 인연이 있다. 현재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데, 해당 재단은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가 손잡고 설립했다. 이밖에 이대훈 전 NH농협은행장과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롱리스트에 포함됐다.
한편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종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인사혁신처 산하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공직윤리시스템에 취업심사대상협회로 등록돼 있다. 취업심사대상자가 취업심사대상기관에 취업을 하려는 경우 퇴직 전 5년간 소속하였던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지 심사하는 것이다. 심사 결과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취업이 제한된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금융위 퇴직 이후 11월 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장에 지원했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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